반이슬람주의 만평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요르단의 저명 작가가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피살돼 종교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25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기독교인 요르단 작가 나히드 하타르(56)는 이날 오전 수도 암만에 있는 법원 앞에서 한 괴한이 쏜 총탄 3발을 맞고 숨졌다. 하타르를 피살한 용의자는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요르단 경찰은 용의자인 리야드 이스마일 압둘라(49)가 이슬람의 이맘(예배 집전자)이라고 밝히고 사건 당시 전통적인 무슬림 복장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하타르는 가족과 함께 있었다. 하타르의 아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생명이 없는 남편의 몸을 방금 봤다”며 “우리 두 아이들도 남편이 총탄에 맞는 것을 두 눈으로 봤다. 무엇 때문인가? 고작 페이스북에 만화를 공유했다는 이유 때문인가”라고 분노를 표했다. 또한 하타르의 친인척들도 “하타르는 만화에 대해 사과했다”며 유명인인 하타르가 수많은 생명 위협을 받아왔음에도 “정부가 그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고 규탄했다.

이날 하타르는 지난 8월 13일 이슬람을 모욕하는 만평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한 혐의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타르가 인터넷 상에 게재했던 만평에는 아랍 남성과 신이 나온다. 무슬림 복장의 남성은 침대에 여성 두 명과 함께 누워 신에게 와인을 주문한다. 하타르의 친척들은 “이슬람국가(IS) 극단주의자들의 일그러진 종교적 시각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라며 “하타르는 무슬림들에게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지만 요르단 시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이에 정부는 하타르를 체포하고 하타르가 요르단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요르단은 국민의 90% 이상이 이슬람교인 보수적인 아랍 국가 중 하나로 기독교인은 전체의 4%에 불과하다. 요르단 정부는 “모든 시민은 종교적 자유를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슬람 극단주의가 팽배한 요르단에서 이 같은 의견은 “관대한 수사법”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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