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涯月),

감긴 눈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거라 믿으며 나누었던

따뜻한 말들이 등뼈 어디쯤 박혀 있다가

울컥울컥 상처꽃으로 피어나는 시간인가봐



순비기꽃빛으로 저녁을 짓던

바다는 알아챌 수 없는 표정으로 울음의 기호들을 풀어놓았어



소금기 밴 얼굴의 벽시계가 안간힘으로 낡은 초침을 돌리고

사람들 목소리 하나 앉아있지 않은 횟집, 수족관에는

생의 하루를 더 건넌 물고기의 까무룩 숨소리가 달의 눈빛을 불러들이고 있어



눈물로 온 생을 지새울 것만 같던 순간도 잊혀지고

단 한 번뿐일 것 같았던 마음도 희미해져 가는 거라고

어둠을 밀어내며, 달은 심장 가까이에서 바다의 기호들을 꺼내

가만가만 물고기의 붉은 아가미 사이로 들여보내주는지…



애월,

죽어서야 정갈해지는 아픈 생(生)이 어디에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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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64년 전남 해남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교육과 졸업. 2013년 ‘미네르바’로 등단. 미네르바 편집위원, ‘월간문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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