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공공기관에 법 준수를 다짐하거나 선물 금지를 알리는 게시물들이 내걸려 있다. 서울 송파구청 청사에 걸린 직원들 명의의 김영란법 준수 서약서 현수막을 한 민원인이 읽고 있다.(왼쪽 사진) 종로구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실 앞에는 ‘선물사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오른쪽)  연합뉴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공공기관에 법 준수를 다짐하거나 선물 금지를 알리는 게시물들이 내걸려 있다. 서울 송파구청 청사에 걸린 직원들 명의의 김영란법 준수 서약서 현수막을 한 민원인이 읽고 있다.(왼쪽 사진) 종로구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실 앞에는 ‘선물사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오른쪽) 연합뉴스
- 업종마다 전방위 후폭풍

봉화군 송이축제 만찬 없애고
대구 오페라축제 초대권 취소
홍보 차질 이어질까 전전긍긍

한우·일식·한정식집 손님 뚝
3만원 이하 가능한 횟집 성황

회원제 골프장 예약률 급감
꽃가게 주문 줄고 수령 거부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후폭풍이 지역축제 등 외식·화훼·레저관광 산업을 전방위적으로 휩쓸고 있다. 축제흥행 부진 우려와 업계 매출 급감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지자체들은 초대권과 환영 만찬을 없애고, 식당들은 ‘김영란법 세트 메뉴’를 개발하는 등 새 흐름에 적응하려 애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29일 전국 자치단체와 경제계에 따르면 경북 봉화군은 올해 봉화송이축제(30일∼10월 3일)에 출향 인사와 지역 기관장 등 내빈 환영 만찬을 없앴다. 예년의 경우 300여 명의 내빈에게 3만 원이 넘는 ‘봉화송이한약우’를 내놓았으나 김영란법을 의식해 만찬 자체를 취소한 것. 군은 만찬을 없앤 것이 송이와 한약우 등 특산물 홍보 차질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10월 6일∼11월 5일)도 자치단체장과 기관장, 언론사 등에 1인당 2장(5만 원 이상)씩 100여 명에게 배부했던 초대권을 올해는 제작하지 않았다.

음식점의 영업 풍속도도 바뀌고 있다. 부산의 경우 연제구 관가 지역과 부산진구 서면 일대의 3만 원대 횟집들은 성황을 이룬 반면, 한우 고깃집과 고급 일식·한정식집들은 손님이 없어 대조를 이뤘다. 염가 횟집은 식사를 포함해도 1인당 3만 원 이하로 맞출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자구책을 마련한 일식집도 있다. 광주 서구의 해동활어는 28일 2만5000원 상당의 ‘김영란법 세트 메뉴’를 내놓았고, 인근의 원양일식도 2만9000원짜리 맞춤형 메뉴를 개발했다. 전국 유일의 불고기특구인 울산 언양·봉계 불고기단지도 비상이 걸렸다. 오는 10월 1∼3일 불고기축제를 준비 중이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봉계불고기단지 상인들은 “경주의 지진 여파에다 김영란법 시행까지 겹쳐 손님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줄어들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화훼산업도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전국 꽃 생산량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경기 과천에서는 업체들의 경영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 화훼업체 대표는 “교사의 인사발령이 있었던 지난 7∼8월 매출이 예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더니, 김영란법 시행 후 주문이 더 줄어든 데다 수령조차 거부하는 일도 있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1∼3일 연휴에 전남·경남·충북 등지의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예약이 100% 완료됐으나, 회원제 골프장은 예약률이 평소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제와 달리 회원제 골프장은 그린피를 ‘n분의 1’로 내더라도 회원 할인 혜택을 동반자들이 공유하게 돼 김영란법 저촉 소지가 있어 공직자 등이 기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정우천·봉화=박천학 기자 sunshine@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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