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동빈 영장 기각 … 경영非理수사 차질 불가피

대대적 압수수색 뒤 3개월여
비자금 의혹 미완으로 남긴채
총수일가 불구속 기소 가능성

먼지털기식 수사 비판받을 듯


롯데그룹 경영 비리 수사가 결국 수사의 ‘정점’인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마지막 고리’를 꿰지 못하고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수사는 지난 6월 10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110일 넘게 진행돼 왔다. 애초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규명할 것이라는 기대를 등에 업고 시작한 수사였지만 잇단 악재에 삐걱대며 결국 ‘용두사미’에 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29일 밝힌 기각 사유는 검찰의 수사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구속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로 “현재까지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라고 설명한 대목이다.

검찰이 신 회장에게 적용한 세 가지 혐의에 대한 입증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검찰은 신 회장에게 형인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에게 500억 원가량의 부당 급여를 챙겨준 횡령 혐의, 오너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770억 원대)와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를 동원해 480억 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주요 혐의가 부친인 신격호(94) 총괄회장이 회사 경영을 직접 챙기던 시기에 벌어졌다는 점 등을 적극 주장해 왔다. 결국 법원은 상당 부분 검찰 대신 신 회장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검찰은 일단 법원의 판단에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롯데건설의 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롯데케미칼의 국가 상대 법인세 소송 사기, 호텔롯데의 제주·부여 리조트 저가 매수 논란 등 계열사의 비리 수사는 흐지부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은 신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계열사 비리에 신 회장이 관여했는지 본격적으로 조사할 계획이었다. 애초 내심 목표했던 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수사도 결국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계속 등장하며 수사가 삐걱댔던 상황에서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강수를 던졌지만 결국 법원의 판단에 고개를 숙이게 됐다.

검찰은 “범죄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고, 밝혀진 횡령·배임액이 1700여 억 원, 총수 일가가 가로챈 이익만 1280여 억 원에 달할 정도인데 피의자의 변명에만 기초해 영장을 기각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는 영장 기각 사유 등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쯤 신 총괄회장, 신동주 회장 등과 함께 신동빈 회장을 일괄 불구속 기소하며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그룹 수사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애초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이 고개를 드는 기류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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