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8일 만에 국정감사가 정상화된 4일 오전 정진석(가운데)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위원장단·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파행 8일 만에 국정감사가 정상화된 4일 오전 정진석(가운데)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위원장단·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우상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우상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정쟁 몰두 20代 국회 현주소

한진해운·가계부채·쌀값 폭락
대책 시급한데 7월이후 헛바퀴
전쟁터 된 국회 與野 모두 책임


20대 국회 들어 여야가 ‘협치(協治)의 상징’이라며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지난 7월 이후 두 달 반 넘게 열지 않는 등 고조되는 민생·경제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회 파행사(史)를 갈아 치울 정도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20대 국회의 씁쓸한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가계부채와 주거 위기, 청년 실업, 한진해운 부실, 쌀값 폭락 등 민생 과제를 다루기 위해 2주 전부터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한마디 응답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국정감사에도 복귀했으니 이제 민생에 대한 관심을 높여 제4차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조속히 여는 데에도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8일 제3차 회의에서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 원청 업체 책임성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이후 중단된 여야 정책협의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한 것이다.

이 회의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 등 3당 원내대표가 5월 13일 회동에서 4·13 국회의원 총선거의 민의를 받들어 협치를 실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아 열리기 시작했다. 논의 결과가 정책과 입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회의에는 3개 원내 교섭단체 정책위의장뿐 아니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참석했다. 5월 20일 제1차 회의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방안과 누리과정 예산 충당 방안,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방안 등이 논의됐다. 7월 1일 ‘맞춤형 보육’ 시행을 앞두고 6월 16일 개최된 제2차 회의에서는 이 제도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여·야·정이 공식 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8월 새 지도부 선출에 몰두했던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9월 정기국회 개원과 동시에 정면충돌을 이어가면서 제4차 회의는 언제 열릴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야권에선 “정부·여당이 협치 정신을 저버렸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국회가 전쟁터가 된 상황에 대한 책임은 여야 모두에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국회 분위기가 이런데 정책위의장들만 나서서 협의할 상황은 아니었다”며 “8월에는 원래 회의를 열 계획이 없었지만, 차기 회의를 언제 열지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남석·김병채 기자 greentea@munhwa.com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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