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에서 사과하는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정감사장에서 사과하는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정교과서 심의 사실상 시인…“경찰도 피의자 그렇게 다그치지 않을 것”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4일 역사교과서의 한국 현대사 서술을 ‘운동권 연표’라고 표현하면서 “국가 권력에 대한 대항사로서, 항쟁사로서만 현대사를 꾸민다면 반항심 고취가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근현대는 전부가 사건사다. 역사사전에 한두 줄씩 해설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런 발언은 지난달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했다’고 말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원장은 “교육부에서 싫어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목차의 제목만 쭉 보면 다 안다”며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말께 현장검토본을 공개할 국정 역사교과서의 집필·편찬·심의를 누가 맡았는지 함구하고 있다.

그는 교과서 집필진에 대해 “37명이 동원됐다는데 누구인지는 모른다. 그래서 ‘무슨 공산당 학습을 받았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집필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역사교과서를 ‘비스킷’에 비유하면서 “밀가루하고 설탕의 배분 이런 걸 국민들한테 전부 중간중간 설명하는 건 아니고 제품이 나와서 심판을 받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원장은 국감 당시 화장실에서 “새파랗게 젊은 애들에게 수모를 당하면서, 못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국회의원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일선 경찰서 형사들도 요새는 피의자들을 그렇게 다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국회의원들의 사퇴 요구에는 “상급 기관에서 조치를 취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자진사퇴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교문위원들은 답변 도중 화장실에 가는 등 이 원장의 태도와 발언을 문제삼아 해임을 포함한 조치를 교육부에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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