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 신세계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1층 ‘현대모터 스튜디오 하남’의 모습.
경기 하남시 신세계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1층 ‘현대모터 스튜디오 하남’의 모습.

- ‘모터 스튜디오’ 파격실험 현장 스타필드 하남 가보니

현대·제네시스 車 체험관, 주말 시간당 3000명 방문
판매보다 문턱 낮추기 중점… 전문 GURU가 궁금증 해결
BMW, 미래 고객잡기 노력… 내달 전기車 테슬라도 오픈


지난 9월 24일 오전 11시 경기 하남시에 있는 신세계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1층 ‘현대모터 스튜디오 하남’. 아직 이른 시간에 주변 매장이 여유를 보이는 것과 달리 401.11㎡ 규모의 현대모터 스튜디오는 유모차를 탄 꼬마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비슷한 시각 2층 475.46㎡ 공간을 차지한 ‘제네시스 스튜디오’도 마찬가지였다. 전시 차량에는 쉴 새 없이 사람들이 타고 내리느라 10초에 한 번꼴로 차 문 여닫는 소리가 울렸고 관람객들 사이에서 즉석 품평회가 열리기도 했다.

주말 하루 방문객이 현대모터 스튜디오의 경우 2만 명, 제네시스 스튜디오엔 3만 명에 달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간당 약 3000명의 사람이 전시장 문턱이 닳아지도록 오간 셈이다.

보통 구매 가능한 차가 없으면 쉽게 발길이 닿지 않는 상설 자동차 전시관 특성상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결과적으로 여러 실험적 시도가 성공을 거둬 자동차 전시장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의미도 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누가, 왜 이곳에 와서 차를 구경하는지, 또 직원들이 어떤 인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지를 보면 미래 자동차 마케팅의 방향성까지 점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두 장소 모두 입구부터 장벽 낮추기가 눈에 띄었다. 현대모터 스튜디오의 경우 벽과 천장을 빈틈없이 채운 440㎡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이 입구는 물론 전시장 내부까지 이어져 행인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2층 제네시스 스튜디오
2층 제네시스 스튜디오

제네시스스튜디오는 약 25m에 이르는 입구에 어떤 전시물도 두지 않으면서 개방감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었다. 콧대가 높아 일반인들은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던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시도였다. 이 때문인지 대중 브랜드인 현대모터 스튜디오보다 방문객 수가 웃도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두 장소에서 ‘그루(GURU·전문가)’라고 불리는 안내 직원들이 자동차 ‘전도사’를 자처하는 모습 역시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이오닉 전기차의 에너지 흐름이 빛으로 재현되는 조형 전시물이 마냥 신기한 어린이 관람객에게 다가가 원리를 설명한다거나 제네시스스튜디오의 창고형 전시장 인테리어가 익숙지 않은 중년 관람객에게 시간 속 멋의 의미를 설명하는 식이다. 브랜드와 자동차를 단순히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대하는 게 마치 미술관의 큐레이터를 연상케 했다. 문화를 강조하는 만큼 자동차 전시장의 주요 역할인 판매는 잠시 뒷전으로 미뤄뒀다. 현대모터 스튜디오엔 3대의 아이오닉이 전시돼 있지만 판매 없이 내·외장재의 색상 등 견적을 뽑아 대형 LED 패널에 띄우는 정도가 가능했다. EQ900L, G80, G80 스포츠 등 차량 3대가 전시된 제네시스스튜디오 역시 판매보다 전시장 뒤쪽 디지털 컨피규레이터 코너에서 원하는 옵션의 차량을 실제 크기로 화면에 보여주는 데 전념했다.

강미리 선임그루는 “절대 관람객들에게 판매를 먼저 권유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판매를 주 업무로 하지 않는 게 전시장 방문에 대한 부담을 덜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관람객 김지형(34) 씨는 “구매에 대한 의무감이 전혀 없어 의류 매장보다 더 편하게 들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쇼핑몰 2층 676.66㎡ 규모로 꾸려진 BMW 전시장인 ‘BMW 미니 시티라운지’는 인지도가 탄탄하게 형성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에 힘입어 ‘다가가기’와 판매 비중을 비슷하게 맞추고 있었다. i8 전기차, 뉴 7시리즈 등 BMW 차량 6대가 전시된 이곳은 입장 인원을 8팀 정도로 제한하면서 영업 응대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세 장소는 방법론에선 차이가 있었지만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효과론에서 공통점이 드러났다. 일반 전시장이 이미 구매 의향을 갖고 있는 고객을 상대한다면 쇼핑몰 내 전시장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 폭넓으면서도 자연스러운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2014년 8월 문을 연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의 경우 지난 8월 누적 방문객이 3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미래 수요를 위한 업계 마케팅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오는 11월 스타필드 하남에 전시장을 여는 테슬라의 행보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하남 =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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