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 마카오’의 에펠탑은 밤이 되면 6600개의 전구가 반짝이며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등대 역할을 한다.
‘파리지앵 마카오’의 에펠탑은 밤이 되면 6600개의 전구가 반짝이며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등대 역할을 한다.

‘파리지앵 마카오’개장으로 대변신한 마카오

홍콩 여행에서 잠시 들르는 별책부록으로 여겨졌던 마카오. 3박 4일 동안 여유 있게 둘러보니 자연미와 인공미가 공존하고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하며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매력적인 도시였다. 카지노 이미지가 쉽게 떠오르지만 근래에는 여성과 아이들을 포용하며 가족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마카오 변화의 중심엔 마카오 반도 아래 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 사이를 매립해 조성된 코타이 지구가 있다. 이곳에 호텔과 리조트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지금은 거대한 복합리조트 단지가 형성돼 있다. 그중에 ‘샌즈 리조트 코타이 스트립’은 포시즌스, 콘래드, 쉐라톤 등 7개 호텔이 한 지붕 아래 연결돼 있는데 지난달 13일 ‘파리지앵 마카오’를 개장하면서 전체 1만3000여 객실을 갖추게 됐다. 호텔 외에도 쇼핑몰, 레스토랑, 엔터테인먼트 등이 다양하게 들어서 있어 입맛에 맞게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으니 편하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에는 가족여행객들을 위한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플래닛 제이’는 마카오 최초의 테마파크로 숲, 광산, 동굴 등 8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스로 두뇌와 몸을 이용해 모험에 참여하고 스토리를 만들면서 200종류가 넘는 게임을 체험하게 된다. ‘쿵푸 피스트’에서는 아침 뷔페를 먹으며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슈렉 등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캐릭터들의 신나는 공연을 보고 함께 기념촬영도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번에 문을 연 ‘파리지앵 마카오’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본뜬 ‘베네시안 마카오’에 이어 도시를 테마로 만들어진 두 번째 리조트다. 에펠탑, 에투알 개선문, 콩코르드광장 분수대 등 프랑스 파리의 상징물들을 재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정문 앞에 설치한 에펠탑 모형은 실제의 절반 크기로 제작됐는데 높이가 건물 38층 정도다. 전망대에 오르면 코타이 스트립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고 주변을 환하게 밝혀준다. 3000여 객실에 5200㎡ 규모의 전시 및 회의 공간, 극장, 워터파크, 카지노 등을 갖추고 있다. 호텔 로비는 황금빛 돔 모양으로 프랑스의 화려한 건축양식과 실내장식을 엿볼 수 있다. 파리 어느 거리를 옮겨놓은 것 같은 쇼핑몰에서는 거리 예술가들의 마임, 캉캉춤, 샹송 공연 등이 펼쳐진다. 어린이 놀이시설인 큐브킹덤에서 자녀들이 맘껏 뛰노는 동안 부모들은 리조트를 돌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성 바울 성당은 세월을 이기고 묵묵히 자리를 지킨 마카오의 랜드마크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성 바울 성당은 세월을 이기고 묵묵히 자리를 지킨 마카오의 랜드마크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리조트 안에서 충분히 즐겼다면 마카오 반도로 나가보자. 마카오는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 30여 개의 세계문화유산을 품고 있고 대부분이 구도심에 몰려 있어 걸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와 만날 수 있다. 440년간 포르투갈령이었다가 1999년 중국으로 반환돼 지금도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세나도 광장 바닥의 물결무늬 타일은 포르투갈에서 직접 가져온 것으로 유럽풍 건물들과 어우러져 매우 이국적이다. 세나도 광장은 우리나라 명동과 비슷해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어묵골목에서는 갖가지 꼬치 어묵을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고 육포거리는 다양한 양념의 육포를 맛볼 수 있어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면 성 바울 성당 유적(사진)과 마주하게 된다. 아시아 최초의 유럽 스타일 대학인 성 바울 대학의 일부로 1580년에 지어졌는데 1835년 화재로 건물 대부분이 소실되고 지금은 전면부만 남아있다. 바로크 양식의 웅장한 벽면에는 성서적 의미가 담긴 조각들과 함께 머리 일곱 달린 용과 한자 어구도 새겨져 있어 동서양의 결합을 잘 보여준다.

마카오의 최남단 콜로안 빌리지는 작고 한적한 어촌 마을이다. 시끌벅적 번잡한 관광지에서 벗어나 조용한 휴식을 누리며 서민들의 일상도 엿볼 수 있다. 바다 건너 휘황찬란한 신세계를 아랑곳하지 않고 어부는 무심히 낚싯줄을 던진다. 시원한 바람에 잘 말라가는 생선 냄새가 왠지 싫지 않고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 산책로에서 만난 꼬마의 웃음소리가 정겹다. 노을이 지는 노천카페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맥주 한 잔에 싱싱한 해산물을 곁들여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평화롭기만 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마을을 떠나기 전, 마카오의 유명한 디저트인 에그타르트의 원조 ‘로드 스토우 베이커리’는 한 번 들러볼 만하다. 갓 구운 따뜻한 에그타르트를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이 입안 가득 번지면서 여행의 피로가 사르르 사라질 것이다.

마카오 = 글·사진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여행정보

인천공항에서 에어마카오가 매일 직항 운항되는데 비행시간은 세 시간 반가량이고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서울 종로구 정도 면적으로 자유여행과 도보여행하기에 부담이 없다.

공항에서 차로 10분 정도면 숙소가 밀집한 코타이 지역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또 차로 10분 정도면 마카오 반도와 콜로안 빌리지로 갈 수 있다. 홍콩은 터보 제트 페리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린다.

마카오에서는 식도락도 빠질 수 없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부터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인 광둥(廣東)요리, 그리고 마카오만의 독특한 식문화인 매캐니즈까지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매캐니즈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마카오에 살기 시작하면서 그들 나라 음식에 중국 재료를 더하고 여러 가지 조리법과 향신료를 혼합해 탄생했다.

마카오 화폐는 파타카(MOP)인데 홍콩달러(HKD)가 통용되고 환율도 비슷해 홍콩달러로 환전해 가면 된다.

날씨는 연평균 23도로 열대 해양성 기후인데 지금부터 습도가 낮아지는 가을 날씨로 여행하기 적당하다.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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