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통해 비리 의혹 제기
종단, 서울대에 해임요구 강경
명예훼손 출판금지 소송 계획도
“서울대는 우희종 교수를 즉각 해임하라.”
조계종과 광우병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우희종(58·사진) 서울대 수의학 교수의 논쟁이 악화일로다. 조계종 산하 조계사·봉은사 스님들과 신도회 임원, 중앙신도회 임원 등은 5일 서울대를 방문해 우 교수의 해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바른불교재가모임(바불재) 등 6개 불교단체가 “우 교수에 대한 조계종단의 공격적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며 반박하는 등 내홍으로 번지고 있다. 개신교의 경우 일부 대형교회의 비리를 둘러싸고 신자들과 갈등이 있었지만, 종단 차원에서 이 같은 극한 대립은 드물었다.
최근 우 교수 등이 펴낸 책이 발단이었지만 그 연원은 좀 더 길다. 우 교수는 얼마 전 김근수(가톨릭프레스 편집인)·김용민(시사평론가)·이종우(종교학자)와 함께 만드는 팟캐스트 ‘쇼! 개불릭’의 내용을 담아 같은 이름으로 책을 냈다. 종단 쪽에선 책의 내용 중 ‘한국 불교는 변태불교’ ‘종교장사’ ‘주요 자리를 놓고… 3000억, 5000억 원이 왔다 갔다’ 등에 대해 불교 폄하와 훼불행위에 해당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신도회, 종무원들에 이어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도 강경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이들은 서울대 방문에 이어 명예훼손과 모욕, 출판금지 가처분 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5년 9월 시작된 ‘쇼! 개불릭’은 ‘막말’ 수준으로 불교와 개신교, 천주교를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불편해하는 여론도 있지만, 매회 10만 명 수준이 팟캐스트를 청취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국내 종교의 문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반영한다.
서울대불자교수모임 ‘불이회’ 회장인 우 교수는 조계종의 불교생명윤리위원회 연구위원을 지내고 중앙승가대에서 불교생명생태학을 강의하는 등 종단과 과거에 좋은 관계였다. 고교 시절부터 불교반 활동을 했고, 젊은 시절 송광사 현전 스님에게 ‘무(無)’자 화두를 받고 참선에 정진해 여산(如山)이란 법명을 받았다. 재가신자로서 수행과 경학에도 두루 밝다는 평가다. 그러나 2014년 9월 한국의 ‘선지식’으로 손꼽혀온 송담 스님(용화선원)의 조계종 탈종을 계기로 종단 개혁을 요구하는 바불재를 만들고 상임대표로 활동하는 등 본격적으로 조계종과 등을 돌렸다.
우 교수는 “‘쇼! 개불릭’의 ‘막말’에 대해 문제 삼지만, 막말은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그 내용을 보아달라. 종단의 각종 비리에 대해 내부에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정도로 조계종은 자정능력이 상실됐다. 이제 재가불자들이 깨어나야 한다”며 “이에 대해 오는 9일 조계종에 대해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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