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적·창의적 표현 돋보여
생활상 볼수있어 학술적가치”
해학적인 ‘심마니’ 문양이 상감된 고려시대 서민들의 청자 주전자가 발견됐다. 고려의 대표적 관요(官窯)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文梅甁·국보 제68호)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서민들의 실생활에 쓰였던 민요(民窯)로서 독특한 예술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5일 한국고미술감정연구소에 따르면 한 소장자의 의뢰로 고려 상감청자 주전자 1점을 감정한 결과 “고려시대 작품이 분명하다”면서 “특히 ‘심마니’ 문양은 지금까지 발표된 고려청자 문양 중 아주 특이하고 기발하면서도 서민적 사고에서 만들어진 희귀한 작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전 사례가 없어 편의상 ‘청자상감심마니무늬주전자’로 명명된 이 청자는 적어도 600년 전 고려 때의 서민 생활자기로 추정된다. 높이 15.0㎝, 입 지름 5.2㎝, 굽(받침대) 지름 10.5㎝의 아담한 크기다.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이고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주둥이가 아주 짧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주전자 중앙 양쪽과 주둥이 아래쪽에 새겨진 심마니 문양이다. 동자가 산삼(또는 인삼)을 손에 들고 춤을 추고 있다. 마치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하고 ‘심봤다’를 외치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소박하고 거칠지만 격식을 벗어난 독창성이 돋보인다.
한국고미술감정연구소의 김대하 지도교수는 “유색이나 유택, 번조(燔造·도자기를 굽는 것)기법은 다소 미숙하지만 심마니를 이렇게 해학적, 창의적으로 표현한 그림은 수십 년 감정을 해오면서 처음 보는 것”이라며 “당시 서민들의 생활 일부를 엿볼 수 있는 등 학술적 연구 가치가 매우 높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고려청자는 많지만 대부분 왕이나 귀족들이 관상용으로 썼던 관요들이다. 서민이 썼던 청자는 개체 수도 적고, 예술적 가치가 제대로 조명된 적도 없었다. 감정을 의뢰한 소장자는 이 심마니주전자를 8년 전 중국의 판매상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북한 지역에서 출토된 청자들이 중국을 거쳐 국내로 반입된 사례가 있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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