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경기보완대책 배경
美금리 인상·기업 구조조정…
국내외 악재로 불확실성 커져
“연말 환란 수준 위기올 수도”
지자체 추경확대 적극 유도
수출금융 지원·투자 촉진도
‘새 자금’ 없어 실효성 ‘의문’
정부가 6일 내놓은 경기보완대책을 살펴보면, 올 4분기 한국 경제를 급습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급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부는 이날 대책을 통해 올 4분기 대내외 악재가 현실화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경기 하강에 대응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다만 대책 대부분이 ‘새로운 자금’이 아니라 재정 집행률 제고 등 이미 있는 자금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으로 구성돼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올 4분기 경기 악재(惡材)는 즐비하다. 우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과 노후 경유차를 교체할 경우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주는 방안의 입법 지연 등으로 향후 국내 소비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한진해운 문제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철도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도 경기 하강 리스크(위험)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금리 인상 가능성, 북한 핵 문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별다른 근거 없이 ‘올 4분기나 내년에 1997년 외환위기와 비슷한 경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도는 이유도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그만큼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올 4분기 대내외 악재가 일단 불거지기 시작한 뒤에는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마른 수건을 다시 짜는 심정으로 올 4분기 경기 보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내놓은 10조1000억 원 이상의 경기보완대책을 살펴보면 크게 재정 보강(6조3000억 원), 수출 금융(30억 달러 이상, 약 3조3000억 원), 투자 촉진(5000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재정 보강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방교육청의 예산집행 목표를 높여서 3조20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고, 지자체의 연내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조6000억 원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집행 목표를 높여서 재정 집행률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새로운 돈을 실제로 투입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자체의 추경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도 지자체가 실제로 할지, 하지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정부가 올 4분기 내수 등 경기 관련 지표를 점검한 뒤 도저히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추가 경기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10조 원이 조금 넘는 경기보완대책은 규모가 다소 작다”고 말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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