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원금 8배 환급 악용
1000여명 명의 5835건 가입
복지재단이사장 등 62명 적발


연금보험 가입계약 성사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수료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보험료를 대납했다 곧 해약하는 수법으로 8년간 3개 보험사에서 무려 2000여억 원의 수수료를 챙긴 기업형 보험사기조직과 보험설계사 등 62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해운대경찰서는 6일 이 같은 혐의(사기)로 모 사회복지재단 이사장 A(54) 씨, 보험대리점 대표 B(여·34) 씨 등 7명, 보험설계사 C(30) 씨 등 54명을 포함해 모두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8년 1개월간 8개의 보험모집 대리점에서 지인 등 1000여 명의 명의를 빌려 5835건의 연금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대납한 뒤 일정기간만 계약을 유지해 3개 보험사로부터 계약성사 수수료로 총 2045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보험사는 1082억 원의 수수료 손실을 봤다.

이들은 계약 후 36개월이 지나면 최대 월보험료의 8배나 되는 수수료가 나온다는 점을 악용해 이 기간이 지나면 바로 해약하고 수수료와 함께 대납한 보험료 원금의 82%까지 돌려받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원금 손실을 일부 보더라도 수수료와 환급액으로 30% 이상의 순수 이득을 취해 600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계약건수가 몰리는 달에는 월보험료가 7000만 원에 달했다. 보험대리점 직원들에게 월 1∼2%의 이자 지급을 조건으로 약 70억 원을 빌려 보험료를 대납하기도 했다. 직원이 직장을 그만두면 해당 연금보험의 보험료 대납을 다른 직원이 담당하도록 한 뒤에 돈을 돌려줬다.

경찰 조사 결과, 사회복지재단 이사장 행세를 해온 A 씨는 관계기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연금보험 외에 자동차·건강 보험도 취급했지만 연금보험 비중이 전체 금액의 98%를 차지했다. 보험사를 속이려고 가입청약서에 직업과 월 소득 등을 실제와 다르게 기재하고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위조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보험계약으로 수수료를 편취하면 결국 보험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처해 선량한 고객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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