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40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가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만난 체육인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연간 4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책임지고, 650만의 체육인을 대표하는 회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였지만 어떤 후보도 구체적인 공약과 실천 방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소견발표에 나선 5명의 후보는 대한체육회의 독립성과 재정 자립, 체육인들의 처우 개선 등을 강조지만, 단순히 “기회를 달라”, “섬기겠다”, “뽑아달라”는 호소로 일관했다.
장정수(65) 후보는 체육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고 국회의원 출신의 이에리사(62) 후보는 체육계 재정확대와 자율성, 독립성 보장을 내세웠다. 장호성(61) 후보는 통합체육회의 커진 힘으로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해 체육인들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했다.
압권은 전병관(61) 후보였다. 전 후보는 “체육계는 보수가 적어서 생계형 비리가 발생한다”며 상식을 뛰어넘는 발언을 했다.
체육인들의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는 의미였지만, 횡령·비리 등 엄연한 범죄행위를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식으로 포장했다. 전 후보는 이어 경마가 스포츠여서 마사회 매출의 20%∼30%를 가져와 체육계를 위해 쓰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도 내걸었다. 이날 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이기흥(61) 전 대한수영연맹 회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정 자립과 관련해 국회 회의록에 언급된 체육회 자립기금 1조 원을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후속 방안은 없어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 그 누구도 체육계 발전을 위한 명확한 비전을 내놓지 못하며 우려만 심어줬다. 1405명에 이르는 선거인단 중 892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이 63.49%에 그치는 등 흥행마저 실패해 체육회 통합 후 아직 불협화음이 해소되지 않은 치부만 보여준 셈이 됐다. 2020 도쿄올림픽까지 ‘스포츠 대통령’에 앉아야 할 신임 회장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손우성 체육부 기자 apple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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