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씨의 안타까운 죽음과 관련, 전후 맥락이 사라지면서 공권력에 대한 과도한 공격 쪽으로 심각하게 빗나가고 있다. 특히,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찰까지 요구하면서도 부검 및 부검 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자가당착까지 서슴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 공권력과 사법 절차에 대한 부정이나 다름없다. 또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이라는 목적을 분명히 적시한 ‘투쟁본부’야 그렇다 치더라도, 야권 3당까지 맞장구를 친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심각한 불법 폭력 시위 와중에 벌어진 불행한 사건을 ‘경찰에 의한 살인’ 사건으로 왜곡(歪曲) 단정하려는 의도가 선명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5일 공동 발의한 특검안의 정식 명칭은 ‘경찰폭력에 의한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이다. 그 내용 역시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경찰의 갑호비상명령, 당일의 규정 위반 물대포 사용 및 고인의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열거했다. 고인이 무법천지로 변한 불법·폭력 시위 일선에서 공권력에 도전하다가 부상해 결국 사망에 이른 인과(因果)관계는 거두절미한 채 ‘공권력의 농민 살해’식으로 왜곡하고 있는 것 이다. 야 3당은 “경찰·검찰 자체 수사로는 진실 규명이 불가능”이라고 했는데, 현재의 경찰·검찰이 그렇게 진상을 숨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대책본부 측이 시위 나흘 후인 11월 18일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7명을 살인미수 혐의로 고발한 것과 같은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투쟁본부 측은 사인(死因) 규명을 요구하면서 부검은 거부하고, 심지어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효력까지 다투는 실정이다. 영장의 속성은 강제집행력이다. 고인의 주치의였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병사 소신’을 유지하고 있고,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의 합동 특별조사위도 백 교수의 의학적 진단에 ‘외압이 작용한 것 아니다’고 밝힌 만큼, 사인의 과학적 검증을 위해 부검이 시급하다.

공권력의 잘못이 있다면 시정해야 한다. 그런데 야3당이나 투쟁본부는 공권력을 살인자로 몰며 원천 부정하는 식이다. 국회 청문회에서 경찰 측의 자세한 상황 설명도 있었다. 선동에 맞서는 정부와 경찰·검찰의 무기력도 심각한 문제다. 불법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불행한 일이며, 다시 그런 시위가 벌어져도 진압할 수밖에 없음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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