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의도에서는 기업이 납부하는 법인세 세수의 증대 방안을 두고 공방전이 한창이다. 법인세의 세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 내린 법인세율로 환원하거나, 아니면 과세구간을 조정하는 방안으로 세입을 늘릴 수 있다는 내용이 그 골자다. 특히, 올해 법인세 인상안이 세법 개정의 핵심이 되는 것은 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에는 국민적 관심의 소재가 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고, 또 야당으로서는 복지 수준의 제고라는 명분을 앞세워 정부의 증세 반대라는 재정 운용의 원칙을 깨려는 의도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국정감사에서 현안인 여러 관심사와 연결해 법인세의 증세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기업이 국민경제의 중심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 주고 있어 법인세 관련 논의는 정치나 세수의 입장이 아니라, 기업 활동의 활력 제고라는 측면에 논의가 집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법인세율의 인상을 위한 논의에 앞서 해결돼야 할 과제들을 살펴본다.
먼저, 준조세(準租稅)의 문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재단 설립을 통한 기업 기부금 징수 문제는 기업이 여전히 준조세의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준다. 정부가 거둔 준조세의 규모가 20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 김영란법의 핵심도 결국은 기업 대관(對官)업무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자는 취지인 만큼 기업이 준조세의 부담에서 벗어나 기업의 활력 제고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논의의 방향을 설정하면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 국세청의 세금 징수 실적을 보면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지난해 대비 20조 원 넘게 초과 징수됐다고 한다. 이는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비과세·감면의 정비 및 지하경제의 투명화를 통해 얻은 결과라고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현행 세목의 세율 구조에는 여전히 ‘숨겨진 세율 부분과 과세구간’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국세청의 노력에 따라서는 표면적인 세율 인상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세수 증대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특히, 법인세 논의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대기업은 세계적으로 공인된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우리에게 다가서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활동 영역은 특정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이윤을 따라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데, 과세고권(課稅高權)은 여전히 모국의 통제 아래 두려는 전제 아래 논의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기업이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전제는 기업의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통한 투자 환경의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을 연두에 둬야 한다.
그 밖에도 이제는 기업을 ‘우리 기업’이라는 주관적 평가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보려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언제든지 기업의 국적이 바뀔 수 있는 코리아 엑시트(Korea Exit)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 대책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더불어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세금 없는 글로벌 기업 경영’을 세제상 규제하기 위한 각국의 공동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의 가시적 행동계획인 로크에른 8개국 정상회의 공동선언문과 OECD의 세원 침식 및 이전방지 행동계획에는 법인세 세율의 인상보다는 과세 행정의 취약 분야인 역외탈세 방지에 집중돼 있다.
아직은 법인세 분야는 세율의 인상보다는 숨어 있는 세원의 발굴과 예산 400조 원 시대에 걸맞은 예산 절감을 위한 혜안을 발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