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에 관객이 작품 제작에도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점점 늘고 있다. 이는 현대미술이 기존 회화 위주에서 조형물을 비롯한 워크숍, 사운드, 퍼포먼스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며 나타난 현상으로 그 같은 시민참여 프로그램은 이제 비엔날레 등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대규모 미술제의 ‘단골 메뉴’가 됐다.
오는 15일 안양예술공원에서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트리엔날레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5)의 경우 5회째인 이번 행사에 이전 행사보다 더 다양한 참여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출신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는 진흙으로 디자인한 돔 형태의 새 둥지 80∼100개를 시민과 함께 시내 곳곳에 설치하며, 미국 LA에서 패션브랜드 도사(dosa)를 창립한 ‘크리스티나 김’은 안양천 일대의 바위 무늬에서 모티브를 얻은 쿠션 작업을 시민과 함께 완성하게 된다.
또 퍼포먼스로 유명한 박보나 작가는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안양 일대 학생들과 함께 기타, 드럼, 건반, 베이스 등 악기를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이를 촬영해 영상 작품을 시내 곳곳에서 상영한다. 이와 함께 안양예술공원 내 위치한 상점이 대거 ‘시민 갤러리’로 운영된다. ‘공공예술’ 작품으로서 실외 환경에 놓이기 어려운 작업들을 안양예술공원의 상점들과 협업하여 미니 전시 형태로 선보이게 된다. APAP 5 주은지 예술감독은 “이번 APAP 5는 시민과 가까워진 공공예술을 선보이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라며 “무엇보다도 시민이 직접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공공예술의 가치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막한 광주비엔날레(9월 2일∼11월 6일)와 부산비엔날레(9월 3일∼11월 30일), 창원조각비엔날레(9월 22일∼10월 23일)에서도 눈여겨보면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마련한 ‘나도! 아티스트’에는 25개 팀, 총 415명이 참가해 사진, 벽화,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충장로와 미디어산업센터, 광주비엔날레 광장, 대인시장 등에서 선보이고 있다. 또 부산비엔날레에서 일본 아이다 마코토의 ‘Monument for Nothing 2’와 호리 고사이의 ‘Revolution’ 역시 시민이 참여하는 퍼포먼스 예술작품이다. 창원조각비엔날에서도 일상용품을 활용해 창원 시민의 추억을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시민 추억 조각 만들기 워크숍’이 진행 중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