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측 “비방 선전활동”
음담패설 파문 이후 조사
“낙마” 39% - “완주” 45%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음담패설, 여성비하 발언 등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이번에는 한 여성이 과거 10대 때 트럼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출신 익명의 여성이 1994년 13세 당시 트럼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6월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여성은 그해 여름 금융업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뉴욕에서 연 파티에 갔다가 트럼프와 엡스타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이 장면을 목격했다는 다른 여성의 증언도 포함됐다. 목격자 여성은 “트럼프가 그녀를 성폭행하는 모습 및 그와 엡스타인이 (다른 여성과) 성관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엡스타인에게 돈을 받고 그의 손님들을 접대했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2008년에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등에게 매춘을 교사한 혐의로 13개월 동안 수감된 바 있다. 법률전문 온라인매체인 ‘로 뉴즈(Law Newz)’는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이 이 사건과 관련 12월 16일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변호인인 앨런 가튼은 로 뉴즈에 “이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트럼프를 비방하려는 목적의 선전활동”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한편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 이후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 등 주요 공화당 인사들이 트럼프 지지 철회에 나선 가운데 트럼프가 이들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9일 트위터에 “일부 공화당 수뇌부를 제외한 엄청난 지지에 감사하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이는 대선과 함께 열리는 의회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이렇게 정면돌파에 나선 데는 연이은 망언에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단단한 지지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 컨설트가 트럼프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 후 한 조사에서 39%의 응답자가 ‘트럼프가 후보에서 낙마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45%가 완주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 중 12%만이 그가 선거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74%의 공화당 지지자가 당 지도부가 트럼프 캠페인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48%는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게 했다고 밝혔고, 36%는 그들의 지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8%의 응답자는 음담패설 발언 후 그에게 더 호감을 갖게 됐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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