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너도나도 성장론 제시
“그만큼 경제 안좋다는 이야기”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보수·진보 진영 후보를 가리지 않고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 진보 어젠다를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 달리 내년 19대 대선을 겨냥하고 있는 여야 주자들은 한목소리로 ‘성장’을 외치고 있다. 이처럼 이념적·정치적 중간지대를 공략하는 ‘중원전략’이 내년 대선 전략의 메인 스트림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은 경제 문제에 관심이 많은 중도층 공략 전략 이외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10일 여야 대선 주자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각 후보들은 강조점은 다르지만 저마다의 성장론을 핵심 어젠다로 내걸고 이를 뒷받침할 정책 대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 주자들이 앞다퉈 성장론을 제시하는 것은 눈에 띄는 변화로 여겨진다. ‘성장’은 ‘효율’ ‘경쟁’ 등과 함께 전통적으로 보수의 어젠다를 대표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 창립준비 심포지엄에서 ‘국민성장’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재벌·대기업 등 소수만이 아닌 국민 모두가 과실을 나눠 갖는 성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공정한 성장, 공정한 분배의 선순환을 핵심으로 한 ‘공정성장’을 주장하고 있다.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공존의 경제를 통한 더불어성장’을 주장한다. 아직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복지를 통한 빈곤 및 양극화 해소를, 안희정 충남지사는 성장과 복지의 상생 추구를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도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모두 ‘혁신성장’을 화두로 내걸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국가가 공유 인프라를 제공하고 경제 주체들이 자율 경쟁에 나서는 ‘공유적 시장경제’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기회 균등을 강조하는 ‘공생성장’을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야 대선 주자들이 성장론을 강조하는 것은 ‘중원 공략’을 위한 포석”이라면서 “그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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