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항의에 되레 손님 몰려
“加·두바이 등서도 찾아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헤어스타일을 홍보 포스터에 이용했다가 북한의 협박에 가까운 항의를 받았던 영국의 미용실이 오히려 북한의 위협 덕에 세계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9일 BBC에 따르면 런던 서부 일링 지역에 있는 ‘앰앤드앰 헤어 아카데미’는 지난 2014년 미용실 바깥 창에 가로·세로 1m 정도 되는 김 위원장이 들어간 포스터(사진)를 붙였다. 포스터에는 북한이 ‘패기머리’라고 부르는 특유의 헤어스타일을 한 김 위원장 사진과 함께 ‘오늘 머리가 마음에 안 드시나요? 4월까지 헤어컷 15% 할인해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포스터 내용이 알려지자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이 미용실을 찾아와 미용실 주인인 카림 나바흐에게 포스터 내용이 김 위원장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항의하며 포스터 철거를 요구했다.

나바흐는 일이 커질 것을 우려해 포스터를 내렸지만 북한 대사관의 항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미용실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는 효과를 얻었다. 나바흐는 BBC에 “미용실에 많은 외국인 손님이 몰려들고 있다”면서 “제네바나 취리히, 캐나다, 두바이 등에서 손님들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사진으로 미용실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나바흐는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헤어스타일을 풍자한 홍보 포스터를 사용한 데 이어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부 장관을 다음 홍보용 인물로 고려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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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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