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 64명·기간제 108명
기간제는 안전장비 차별 지급
등산철 맞아 인력 확충 시급
양모(54) 씨는 9월 4일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북한산에서 산행하다 갑자기 숨쉬기를 힘들어하던 끝에 쓰러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 산악구조대가 출동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양 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평소 주말농장에서 일도 하는 등 건강에 큰 이상이 없던 그였지만, 산행 중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 지난 3일에는 역시 북한산을 등산하던 유모(여·60) 씨가 급경사에서 발을 헛디뎌 계곡으로 굴러떨어지면서 오른쪽 어깨뼈가 부러지고 머리를 다쳤다.
본격적인 가을 등산철을 맞아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신속히 출동해 응급처치하고 부상자 등을 병원으로 옮겨야 할 국립공원 산악구조대는 인력이 모자라고, 그나마 전부 비정규직 신세에 안전장비조차 충분히 지급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 인력을 확충하고 안전 매뉴얼을 준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립공원 탐방객 안전사고가 849건 발생한 가운데 ‘탐방객 안전사고 행동 매뉴얼’에 따른 최소 현장 출동 인원(4명 이상)에도 모자라는 구조대원이 출동한 경우가 659건(77.6%)에 달했다. 이 중에는 아예 한 명도 출동하지 않은 30건(3.5%)도 포함돼 있다. 849건 사고 중 결국 42명이 사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국립공원 산악구조대의 구조전문 인력은 무기계약직 64명과 기간제 근로자 108명 등 172명 전원이 비정규직이다. 게다가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무기계약직과 똑같은 구조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신분’의 차이 때문에 안전장비 지급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은 보호안경, 등산화, 조끼, 방한모, 모자에 달아서 쓰는 랜턴 등을 지급 받지만 기간제 근로자는 등산화와 방한모만 받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장비도 주지 않고, 인명을 구하라는 꼴이다.
이와 관련,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등산 시즌이 되면 산악구조대원들은 하루에 3∼4번씩 산을 오르내릴 정도로 힘들게 일한다”며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조 활동이 가능해지려면 산악구조대 인력을 늘리고, 헬기나 각종 구조 장비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서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조인력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구조대원을 전원 비정규직으로 운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안전 매뉴얼을 준수하고, 장비 차별을 없애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기간제는 안전장비 차별 지급
등산철 맞아 인력 확충 시급
양모(54) 씨는 9월 4일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북한산에서 산행하다 갑자기 숨쉬기를 힘들어하던 끝에 쓰러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 산악구조대가 출동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양 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평소 주말농장에서 일도 하는 등 건강에 큰 이상이 없던 그였지만, 산행 중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 지난 3일에는 역시 북한산을 등산하던 유모(여·60) 씨가 급경사에서 발을 헛디뎌 계곡으로 굴러떨어지면서 오른쪽 어깨뼈가 부러지고 머리를 다쳤다.
본격적인 가을 등산철을 맞아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신속히 출동해 응급처치하고 부상자 등을 병원으로 옮겨야 할 국립공원 산악구조대는 인력이 모자라고, 그나마 전부 비정규직 신세에 안전장비조차 충분히 지급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 인력을 확충하고 안전 매뉴얼을 준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립공원 탐방객 안전사고가 849건 발생한 가운데 ‘탐방객 안전사고 행동 매뉴얼’에 따른 최소 현장 출동 인원(4명 이상)에도 모자라는 구조대원이 출동한 경우가 659건(77.6%)에 달했다. 이 중에는 아예 한 명도 출동하지 않은 30건(3.5%)도 포함돼 있다. 849건 사고 중 결국 42명이 사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국립공원 산악구조대의 구조전문 인력은 무기계약직 64명과 기간제 근로자 108명 등 172명 전원이 비정규직이다. 게다가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무기계약직과 똑같은 구조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신분’의 차이 때문에 안전장비 지급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은 보호안경, 등산화, 조끼, 방한모, 모자에 달아서 쓰는 랜턴 등을 지급 받지만 기간제 근로자는 등산화와 방한모만 받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장비도 주지 않고, 인명을 구하라는 꼴이다.
이와 관련,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등산 시즌이 되면 산악구조대원들은 하루에 3∼4번씩 산을 오르내릴 정도로 힘들게 일한다”며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조 활동이 가능해지려면 산악구조대 인력을 늘리고, 헬기나 각종 구조 장비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서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조인력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구조대원을 전원 비정규직으로 운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안전 매뉴얼을 준수하고, 장비 차별을 없애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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