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에도 “지역구서 최선”
美 공화 20명 또 “지지 철회”
트럼프 “후보와 싸우는데
시간낭비 해선 안돼” 비판
미국 대선이 2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사진) 하원의장이 더 이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지원하거나 방어해 주지 않겠다고 선언, 사실상 대선을 포기했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에 이어 라이언 의장까지 트럼프를 버리며 공화당은 결국 분열된 상태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10일 워싱턴포스트(WP), AP 등에 따르면 라이언 의장은 이날 동료 하원의원들과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앞으로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고, 내달 8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하원 선거에서 다수당을 지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은 또 의원들에게 각자의 지역구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선보다 지역구에서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데 매진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 철회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그를 방어하지 않고 다른 하원 후보 선거 지원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AP에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와 함께 유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라이언 의장은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에서 트럼프와 공동유세가 예정돼 있었지만 지난 7일 트럼프의 음담패설 영상 파일이 공개되자 “트럼프의 말에 구역질이 난다”고 밝히며 유세를 취소한 바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라이언 의장의 발언이 사실상 대선 승리가 힘들어졌다는 판단하에 나왔다고 평가하며 그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당선 시 그녀를 견제할 수 있도록 의회를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역풍’으로 현재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상원과 하원 중 최소 하나 이상을 민주당에 빼앗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라이언 의장에 앞서 지난 8일 2008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매케인 의원은 “여성에 대한 모욕적 발언, 성폭력에 대한 자랑 등 트럼프의 행동들은 그에 대해 조건부 지지를 계속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케인 의원과 함께 공화당 내에서는 20여 명의 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가 트럼프 지지를 철회했고, 일각에서는 ‘후보 교체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날 트럼프는 라이언 의장의 발언에 트위터를 통해 “(하원의장은) 예산과 일자리, 불법 이민 등을 다루는 데 더 시간을 쏟아야지 당 대선 후보와 싸우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9일에도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 “독선적 위선자들”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그들이 선거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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