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법학

지난 7일 오후 3시쯤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78㎞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양경찰 고속단정(4.5t) 1척을 중국 어선이 들이받아 침몰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경(海警)을 사상케 하던 데서 더 나아가 다수의 불법조업 어선이 집단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고의로 우리 단속 함정을 공격한 것이다.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에 대한 폭행이나 관공서에 대한 공격은 일반적으로 국가의 공공질서 유지에 대한 심각한 침해행위다.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양경찰 고속단정을 고의로 충돌해 침몰시킨 것은 대한민국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요, 국가 법질서에 대한 무시 행위다. 대한민국 해양경찰을 ‘공격’했다는 데 대한 국민의 공분(公憤)이 클 수밖에 없다.

지금 불법조업 중국 어선을 ‘해적선’으로 간주해보다 더욱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하다. 하지만 유엔 ‘해양법협약’ 제101조에 따르면 “해적행위는, 민간 선박 또는 민간 항공기의 승무원이나 승객이 ‘사적 목적’으로 ‘공해(公海)나 국가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곳’에서의 선박, 항공기, 사람 또는 재산에 대해 범하는 불법적 폭력행위, 억류 또는 약탈행위”이다. 이는 국제법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적행위에 대해 국제적으로 공동 대응하기 위한 법적 개념일 뿐이다. 하지만 중국 어선의 무허가 불법조업 및 단속에 대한 폭력 행사는 국제법 영역이 아닌 우리 영해에서 발생한 범법행위인 만큼 국내법을 적용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중국 어선의 폭력·불법 조업에 대한 최우선적 대책은 관할 해역에 해경을 비롯한 단속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을 엄중하게 집행해야 한다. 해경은 ‘해양경비법’ 제17조에 따라 해양경비 활동 중에 ‘선박의 나포나 범인을 체포,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거나 저항을 억제하기 위한 경우’에는 합리적으로 판단해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이미 그 정도를 지나쳐 대한민국 공권력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므로 ‘목숨을 내놓고’ 단속하는 해양경찰의 희생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 충분한’ 무기(武器)의 사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경찰이 해체됐다고 잘못 알고 있는 국민이 많고, 이는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민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민국 영해의 수호와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해경의 작용은 중요한 국가작용 중 하나로, 절대 포기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작용을 담당하던 해양수산부 산하의 해양경찰청이 지금은 국민안전처 소속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재편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경찰이 해체됐거나 그 권한이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고, 해경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를 과소평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해경의 인원과 장비를 확충하고 그 권한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해양경찰 조직의 위상을 세워줘야 한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집행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독립적 해경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 의지가 중요하다. 그런 만큼 정부는 외교적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중국 정부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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