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인플루엔자 백신 안전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번 가을 국가출하승인을 거쳐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백신은 총 10개(국내 제조사, 수입사 포함)사에서 제조된 18개 제품이다. 다양한 백신이 유통되다 보니 내가 또는 내 가족이 맞는 독감백신이 어떤 종류의 제품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독감 백신에 대해 상세히 분석했다.
◇백신 없으면 사망률 급증 =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독감은 상부 호흡기계(코, 목)나 하부 호흡기계(폐)를 침범하며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을 동반한다. 독감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발생하며, 계절 구분이 있는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 소규모로 유행하고 있다. 독감은 전염성이 강하고, 노인이나 소아·만성질환자가 걸리면 사망률이 증가하며 합병증의 발생이 증가하므로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실제 백신이 보급되기 전에는 독감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했다. 1918년 유럽에서 H1N1 독감의 대유행으로 4000만 명이 사망했으며,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57년 아시아 독감에서는 98만 명이, 1968년 홍콩 독감 때는 46만 명이 사망했다. 백신이 보급된 최근에도 신종 독감이 나타나면 사망규모가 커진다.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시에는 8000명이 넘게 감염돼 774명이 사망했으며,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는 1만8000명이 넘게 사망했다. 대유행이 없더라도 매년 전 세계적으로 300만∼5000만 명 정도가 독감 바이러스 감염으로 심한 임상 증상을 보이며, 25만∼30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대규모 감염과 사망을 막기 위해 각국은 백신을 개발해 보급한다. 독감 백신은 해마다 WHO에서 추천하는 2종의 A형(H1N1, H3N2) 및 1종의 B형이 포함된 3가지 유형의 인플루엔자에 대응하는 3가 독감 백신이 표준이다. 독감 백신은 처음 사용된 1945년에는 단일 바이러스로 된 단일 항원 백신이었다가 1960년대 2가 백신으로, 1978년 현재와 같은 3가 백신으로 표준화됐다. 최근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서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계열의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오면서 2종의 B형을 백신에 포함하는 4가 인플루엔자 백신도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사백신, 생백신 등으로 구분 = 제품명과 함께 제품의 포장지나 사용자 설명서 등에 명시된 ‘인플루엔자 ○○백신’이라는 문구를 통해 백신 종류를 알 수 있다. 이는 백신의 주 원료인 독감 바이러스의 형태 및 생산방식에 따라 구분해 놓은 것이다. 크게 ‘불활화 사(死)백신’ ‘약독화 생(生)백신’ 두 종류로 구분된다. 불활화 사백신은 독감 바이러스를 특정 약품으로 처리해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없도록 만든 백신이다. 이름 그대로 바이러스가 ‘죽은’ 백신이다.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가 면역에 필요한 역할만 수행하고 병원성을 나타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불활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대부분의 독감백신이 사백신이며, 연령에 맞는 적정량을 근육주사로 접종한다. 불활화 사백신은 생산방식에 따라 ‘전(全) 바이러스 백신(높은 면역력을 유도하기 위해 불활성화한 바이러스를 분할시키지 않은 형태의 백신)’ ‘분할 백신(불활성화한 전 바이러스를 다시 작은 단위로 쪼개 만든 백신)’ ‘표면 항원 백신(전 바이러스 성분 중 주요 항원 성분만을 정제한 백신)’으로 나뉜다. 전 바이러스 백신은 현재 안전성의 문제로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유통 중인 백신의 대부분은 분할 백신의 형태다.
약독화 생백신은 불활화 사백신과 달리 바이러스가 활동성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바이러스와 유사한 형태와 경로로 몸에 들어오기 때문에 몸에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이 실제 감염에 의한 반응과 유사하고, 따라서 기존 불활화 사백신보다 높은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말 그대로 주사약 속에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독성이 제거된 채(약독화된 채) 들어있는 백신이다. 코에 직접 스프레이 형태로 분사하는 방식이다.
◇10월 전후 접종 = 우리나라의 경우 독감은 주로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유행한다. 따라서 백신은 독감 유행 전인 9월에서 12월까지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보통 백신은 접종 후 2∼3주 후에 면역력이 생기며 건강한 성인의 경우 백신 접종을 통해 70∼90%의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백신 접종을 통해 독감과 관련된 합병증을 50∼60% 감소시킬 수 있다. 그에 따른 사망률도 8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6개월에서 8세 사이의 영·유아의 경우 2번을 접종해야 하므로 백신이 출시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접종하고 2차 접종은 4주 후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독감백신을 접종받고도 면역력이 생기기까지 2주에서 한 달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접종 후 약 한 달까지는 상황에 따라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또 그해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WHO가 권장한 바이러스의 종류와 부분적으로 다를 경우 백신의 예방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며, 접종받은 사람의 연령이나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백신 효과는 감소할 수 있다. 특히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는 건강한 성인에 비해 항체 생산능력이 낮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받더라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독감 백신과 함께 접종 대상이나 발병 원인 등이 비슷한 대상포진 백신도 접종하는 경우가 많다. 송영구 강남세브란스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과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50세 이상의 고령, 만성질환자 등에서 발병 위험이 높고, 그 증상과 합병증이 심각한 만큼 두 질병을 같이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