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수요 사장단 회의를 마친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출입구를 나오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수요 사장단 회의를 마친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출입구를 나오고 있다.
- 전문가들이 말하는 ‘삼성전자의 위기극복 과제’

“SW·설계 문제 등 전면 검토… 완벽해결 시그널 줘야 신뢰”
“리콜때 삼성의 조급함 드러나… 개발부서 등 심기일전 필요”


“기술적으로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짚어내고 조직과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재점검이 이뤄져야 수습의 길을 틀 수 있다.”

‘갤럭시 노트7 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삼성전자의 지상과제라고 제시한 답이다. 이것이 되지 않으면 차기 제품에 대한 영향을 차단할 수 없고, 떨어진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어렵다고 진단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12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갤럭시 노트7의 홍채인식이나 방수·방진 기능 등 호평이 있었던 기능은 갤럭시 S8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빨리 원인을 찾고 해결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주지 않으면 후속작에 대한 소비자 선택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의 원인을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밝혀내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갤럭시 S7엣지나 노트7이나 공통적인 기술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S7엣지에는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조차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배터리 불량은 1억 개 중 많아 봐야 10개 이상 정도밖에 되지 않아 원체 원인 찾기가 쉽지 않다”며 “제품에 블랙박스가 달려 있는 것도 아니라 문제 제품을 찾아도 사후에 규명이 어렵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배터리 문제 외에 충전할 때 입력 신호를 보내는 소프트웨어, 발열을 방지하는 설계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직과 시스템의 문제를 철저히 재점검하는 것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삼성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문제가 왜 생겼으며, 어디가 문제이고 시스템 어디를 고쳐야 할지조차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은 개발 주기는 짧아지는데 다양한 기능을 넣는 동시에 배터리 성능까지 향상시켜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히트 상품을 내려는 무선사업부가 무리수를 두다 사고가 났다”고 진단했다.

위 교수는 “첫 번째 리콜 조치를 보면 삼성의 조급함이 잘 드러난다”고 꼬집었다. “갤럭시 노트7 폭발 원인은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확인했다”고 단언했던 게 교환품 폭발 의혹으로 인해 무색해진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위 교수는 “삼성으로선 이제라도 갤럭시 노트7과 인연을 끊고 제품 불량이라는 국지적 이슈로 끌고 가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개발 부서가 심기일전할 수 있도록 조직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승배·이근평 기자 bsb@munhwa.com
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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