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서 4457억… 삭감 가능성도

삼성과 애플이 휴대전화 디자인을 놓고 11일 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법원에서 맞붙었다.

대법원이 상품 디자인 특허 소송을 심리한 것은 1894년 카펫 소송 이후 122년 만으로, 이번 소송을 특허업계에서는 ‘세기의 소송’이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일부 대법관들은 이날 구두 심리에서 1·2심에서 삼성에 부과된 3억9900만 달러(약 4457억 원)의 배상금에 집중적으로 의구심을 표하면서 최소한 삼성의 배상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종 판결은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이다.

삼성과 애플은 현지시간 11일 오전 10시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대법원에서 열린 구두 심리에서 △디자인이 휴대전화 구입의 주요 이유인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해서 판매에 따른 전체 이익금을 배상해야 하는가 등 2가지 쟁점을 놓고 격돌했다.

먼저 변론에 나선 삼성 측의 캐슬린 설리번 변호사는 25분간의 변론에서 “10만 개 이상의 특허 기술이 어우러진 복합기술 제품인 스마트폰이 3건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이 스마트폰 판매 이익금 모두를 배상하도록 한 19세기 특허법을 첨단기술시대인 21세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1887년 제정된 미국 특허법 289조를 현재의 최첨단 제품인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었다.

반면 애플 측의 세스 왁스먼 변호사는 “디자인은 제품의 하나의 구성 요소가 아니라, 물건 자체에 다 적용되는 것”이라면서 제품 판매에 따른 이익금을 기초로 배상받아야 한다고 반격했다.

하지만 대법관들은 “디자인만 보고 제품을 사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다소 삼성에 유리한 듯한 취지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폭스바겐 비틀의 독특한 외관 제작 비용은 전체의 10%에 불과한데, 그 디자인이 차량 판매 이익의 90% 정도를 끌어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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