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 ‘i8’은 친환경차는 얌전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차다. 낮고 넓은 차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4초 만에 도달하는 주행성능은 친환경차도 BMW가 만들면 다르다는 점을 웅변하는 듯하다. 2억 원을 호가하는 몸값에도 지난해 5월 이후 국내에서만 188대가 판매되며 상품성도 입증했다.
지난 9월 22일 제주 서귀포시 일대에서 열린 BMW그룹 코리아의 ‘2016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운 좋게 i8의 시승기회를 얻어 성산읍에서 돈내코탐방로까지 해안도로와 산악도로가 어우러진 50.95㎞ 코스를 달렸다. 외관은 공기역학적 구조를 위해 극단적으로 낮은 차체에 그릴부터 후면까지 팽팽하면서도 매끄러운 라인을 자랑한다. ‘버터플라이 도어’를 채택해 나비가 날개를 편 것처럼 위로 문이 열린다. 운전석에 앉자 예상보다 트인 시야와 깔끔한 인테리어, 운전자를 감싸는 시트의 안정감이 나무랄 데 없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위이잉’하는 전자음과 함께 계기판에 불이 들어와 내달릴 준비가 됐음을 알린다. 가속페달을 밟자 전기모터가 움직이며 차가 소리 없이 미끄러진다. 좀 더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나지막한 엔진음과 함께 묵직한 배기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i8은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2.6㎏.m의 1.5ℓ 가솔린 엔진과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25.5㎏.m의 전기모터가 각각 뒷바퀴와 앞바퀴에 힘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엔진과 모터가 더해진 시스템 최고출력은 362마력에 달해 4초 남짓 만에 시속 100㎞에 이른다. 눈 깜짝할 새 앞차를 따라붙는 재미에 친환경차를 운전한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산길에 접어들자 4륜구동 시스템이 어우러져 도로에 착 달라붙어 달려나간다. 운전대를 돌리는 만큼 정확하게 돌아나가는 탓에 스포츠카를 처음 경험하는 초심자도 운전이 어렵지 않다. 친환경차답게 유류 연비는 ℓ당 14.2㎞, 전기연비는 kwh당 3.7㎞다. 가격은 1억9680만 원.
서귀포=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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