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탓 안하는 4륜구동… 독자기술 개발 경쟁
‘H트랙’ 2세대 제네시스 장착
휠 센서가 노면감지해 힘 배분
EQ900 4륜 판매 비중 89.3%
BMW, 0.1초만에 동력 변환
아우디, 차축간 속력 差 보정
토요타는 전기모터 방식 혁신
자동차의 네 바퀴에 모두 구동력을 배분하는 4륜구동(4바퀴 굴림 방식·4WD) 시스템은 과거 군용이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일부 특수차량에만 장착됐다. 일반적인 전륜구동(앞바퀴 굴림 방식)이나 후륜구동(뒷바퀴 굴림 방식)에 비해 추가 부품이 필요해 가격이 높아지고 차체 무게도 증가해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캠핑을 비롯해 야외활동을 즐기는 운전자가 늘고 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일반 승용차도 4륜구동 차량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일반 차량이 달리기 힘든 험로를 달릴 수 있고, 눈길이나 빗길 등을 달릴 때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도로를 달릴 때도 주행 안전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최근 고급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제네시스 EQ900의 경우 올 들어 8월까지 판매된 차량 가운데 4륜구동 시스템을 채택한 차량이 89.3%에 달했다. G80(기존 2세대 제네시스 포함) 역시 같은 기간 판매된 전체 차량 가운데 64.6%가 4륜구동 차량이었다. 최근 출시된 르노삼성의 신형 SUV QM6도 전체 계약물량 가운데 70%가량이 4륜구동 차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4륜구동 차량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각자 독자적인 4륜구동 시스템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H트랙(HTRAC)’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4매틱(4MATIC)’, BMW ‘x드라이브(xDrive)’, 아우디 ‘콰트로(quattro)’, 토요타 ‘E-포(E-four)’, 폭스바겐 ‘4모션(4motion)’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2013년 2세대 제네시스에 처음으로 적용한 H트랙은 휠과 서스펜션 등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눈길, 빗길, 빙판길 등 도로 상태를 감지한 뒤 전후 구동축에 전자식으로 동력을 배분하는 4륜구동 시스템이다. H트랙은 응답 반응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앞뒤 바퀴의 구동력 변화가 제한적인 일반 기계식 4륜구동과 달리 운전자 선택에 따라 노멀(Normal)과 스포츠(Sports) 등 두 가지 모드로 구동력 배분 제어가 가능해 노멀 모드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스포츠 모드에서는 민첩한 반응성을 느낄 수 있다.
르노삼성이 출시한 QM6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4륜구동 시스템 ‘올모드(All Mode) 4×4-i’를 적용했다. 비포장길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감 향상과 연료 효율성을 개선한 4륜구동 방식으로 꼽힌다. 또 주행환경이나 노면 상태 등에 따라 2륜구동·오토·락 등 3가지 모드를 임의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BMW는 앞뒤 두 차축에 가변적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x드라이브 시스템을 적용한다. x드라이브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앞뒤 차축에 전달하는 힘을 0.1초 만에 각각 0%에서 100%까지 무한 가변적으로 변환해 운전자가 인식하기 전에 언더스티어(회전 시 바깥쪽으로 회전 각이 커지는 현상) 등 이상 현상을 억제해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1985년부터 적용된 벤츠의 4매틱 기술은 노면 조건이나 상태에 따라 전후는 물론 좌우 바퀴의 구동력을 각기 조절한다. 한 바퀴가 접지력을 잃고 헛돌면 해당 바퀴에 제동을 걸고 접지력이 살아있는 바퀴로 힘을 보내는 방식이다. 고속 선회 시 안정성은 물론 직진성이 뛰어나 어떤 노면에서도 탁월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대다수 업체가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을 채택하는 데 비해 1980년 세계 최초로 승용차에 콰트로라 불리는 기계식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아우디는 기계식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 콰트로 시스템의 핵심은 ‘내부 가속 차동장치’를 둬 앞뒤 차축의 속력 차이를 보정해주고 도로 상태에 맞게 자동으로 동력을 분배한다는 점이다. 계산 및 명령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반응속도가 빠르고 강제로 힘을 배분하지 않아 구동력 손실 및 잔고장이 적은 반면 무게가 무겁고 한쪽 바퀴에만 구동력을 집중할 수 없는 점은 단점이다.
이밖에 토요타는 최근 국내 출시된 라브4 하이브리드를 통해 하이브리드차에 특화된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 E-포를 선보였다. E-포는 일반 하이브리드 전기모터 외에 뒷바퀴에 모터 하나를 추가해 앞바퀴는 엔진과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뒷바퀴는 전용 모터로 굴리는 4륜구동 기술이다. 평소에는 전륜구동으로 달리다 미끄러운 노면이나 코너링 등 주행상황에 따라 4륜구동 시스템이 가동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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