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왼쪽 사진)를 통해 멜로퀸이 된 최지우는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는 ‘수상한 가정부’(가운데)를 거쳐 로펌 사무장으로 분한 ‘캐리어를 끄는 여자’(오른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겨울연가’(왼쪽 사진)를 통해 멜로퀸이 된 최지우는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는 ‘수상한 가정부’(가운데)를 거쳐 로펌 사무장으로 분한 ‘캐리어를 끄는 여자’(오른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캐리어를 끄는…’ 차금주役

로펌서 좌충우돌 활약 이혼女
‘술집마담’ 변장해 증거수집도

30代이후 전문직 캐릭터 몰두
‘히메’넘어‘폭넓은 연기’ 승부


최지우가 ‘히메’(ひめ·공주를 뜻하는 일본어)를 넘어 ‘배우’의 영역으로 다가가고 있다. 한류스타라는 거창한 수식어보다 한 작품을 온전히 이끌어가는 뚝심있는 주연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최지우는 현재 방송 중인 MBC 월화극 ‘캐리어를 끄는 여자’(극본 권음미)에서 변호사 면허증만 없을 뿐, 폭넓은 인맥과 정보력, 형사 뺨치는 조사 실력을 갖춘 로펌 사무장 차금주를 연기하고 있다. ‘겨울연가’와 ‘천국의 계단’으로 일본 한류의 물꼬를 트며 얻게 된 히메라는 수식어를 뒤로 하고 맛깔나는 연기로 전문직 드라마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최지우가 연기하는 차금주의 말끔한 얼굴 뒤에는 임신한 내연녀를 둔 남편과 이혼하고 위증교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을 사는 등 삶의 그늘이 있다.

이혼을 종용한 후 사과하려는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마. 내가 등신 같으니까. 잘 살아”라면서도 끝내 눈물을 글썽이는 차금주의 모습은 최지우의 해사한 얼굴과 겹치며 묘한 연민을 자아낸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맡고있는 재판에 유리한 정보를 얻기 위해 술집 마담으로 변장 후 병원 원장을 찾아가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최지우의 연기는 변화무쌍하다.

최지우의 필모그래피는 30세를 기준으로 사뭇 달라진다. 겨울연가를 전후한 20대에는 주로 그의 도회적이면서도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운 멜로물에 치중했다면, 인천공항 운영 실장으로 분한 ‘에어시티’(2007년)로 30대를 시작한 후에는 ‘지고는 못살아’의 변호사, 영화 ‘좋아해줘’의 스튜어디스 등 현실에 발을 붙인 전문직 캐릭터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또한 유명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수상한 가정부’에서는 도무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가정부 박복녀 역을 맡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기존 최지우의 이미지를 지웠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서 불혹이 된 나이에 다시금 캠퍼스 생활을 즐기며 연하남과 사랑에 빠진 캐릭터를 맡아 ‘최지우표 멜로’의 복귀를 알렸다.

‘멜로퀸’이라는 수식어는 최지우에게 양날의 칼이다. 멜로를 빼고 그를 설명할 수 없지만, 번번이 그의 발목을 채는 걸림돌이기도 하다. 그래서 발목을 잡히지 않기 위해 최지우는 의도된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인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앞서 열린 제작발표에서 “밝으면서도 억척스러운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며 “차금주라는 캐릭터는 사랑스러우면서 푼수 같고 주책맞기도 한데, 복합적인 캐릭터가 연기하기는 힘들지만 대본으로 봤을 때 매력적이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지난달 말 전국 시청률 6.9%(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11일 9.6%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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