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엘리트·집단·이민형 증가… 추세 급변

주춤했던 탈북자 올들어 급증… 내달까지 3만명 넘어설 듯
고위층 간부·해외노동자 등 외부접촉 잦은 계층 사례 늘어
탈북동기 ‘자유동경’ 가장 많아… ‘경제적 어려움’ 이유는 급감


2011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주춤했던 북한 주민 이탈이 올해 들어 증가 추세로 돌아선 가운데 특히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중산층 이상의 ‘이민형 탈북’ ‘집단 탈북’ 행렬이 두드러지면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 북한 당국의 통제와 감시 강화로 탈북 움직임이 위축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외교·경제적 고립 확대와 이로 인한 불안정성 증가 등으로 탈북민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2009년 2914명까지 늘었던 국내 입국 탈북민의 수는 2011년 말 김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한 해 1000명 대로 급감했다.

2012년 1502명, 2013년 1514명, 2014년 1397명, 지난해 1276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북한 당국의 국경 통제 강화와 탈북민 처벌 강화, 중국 정부의 탈북민 북송 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북·중 접경지대의 삼엄한 경비 속에서도 올해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9월 기준 1036명으로 증가했고, 11월 중순 국내 입국 누적 탈북민은 3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탈북 유형도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와 비교해 경제적 이유로 탈북하는 사례는 줄고, 정치체제 불만과 자녀교육 등 비경제적 이유로 탈북하는 이민형 탈북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장·단기 체류 중에 곧바로 현지 한국대사관 등 공관을 통해 탈북하는 고위층 간부나 자녀가 많아졌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간부는 아니어도 주중 북한 식당 종업원,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집단 탈북은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잦은 집단이 더 나은 세계로의 체제 이탈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 통일부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수료생을 대상으로 탈북 동기를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탈북민들이 꼽은 탈북 동기 중 ‘경제적 어려움’은 2001년 이전엔 60%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2014∼2016년 조사에서는 10% 정도로 감소했다. 대신 10% 수준이었던 ‘자유 동경’은 2014년 이후 조사에서는 30%대로 늘어나 가장 큰 탈북 동기로 꼽혔다. ‘체제 불만’을 꼽은 탈북자도 2014년 이후 조사에서는 20%에 육박했다. 탈북민의 계층도 중산층 이상으로 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거주 시 소득이 ‘보통 이상’이라고 평가한 탈북민은 2001년 이전에는 19%였지만 2014년 이후 조사에서는 55.9%로 늘었다. 북한 거주 당시 생활 수준을 ‘중·상급’이라고 답한 비율도 2001년 이전에는 23.5%에 그쳤지만 2014년 이후 조사에서는 66.8%였다.

탈북 추세의 변화와 함께 탈북민의 학력 수준도 상승했다. 남북하나재단의 2015년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때 대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했던 탈북민의 비율은 2011년 5.7%, 2012년 5.3%, 2013년 6.6%, 2014년 6.6%, 2015년 7.3%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탈북 동기가 점차 나은 삶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국내 입국 탈북민 규모 증가 현상이 지속적인 추세가 될 것인지는 탈북 요인과 북한 당국 통제력 사이의 우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12일 궁석웅 북한 외무성 부상 숙청설에 대해 “지금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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