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김포공항 설치예정 장비
치명적 결함 발견돼 도입 지연
백령도·진도 신형 기상레이더
교체후 장애율 되레 급증 불구
제작사 책임조항 없어 속수무책


기상청이 연이어 성능 미달 기상 장비를 도입하는 바람에 폭우와 돌풍 등 위험기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보라·장석춘(새누리당)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비행기 이·착륙 시 항공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순간 돌풍(윈드시어)’을 탐지하는 기상장비 ‘라이다(LIDAR·사진)’ 2대를 구매해 공항 주변에 설치하기로 했지만 5년 넘게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프랑스 레오스피어사가 제작한 라이다 2대를 48억7000만 원에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고, 제주공항과 김포공항에 설치하려 했던 기상청의 계획은 장비가 하자와 성능 미달 등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난관에 봉착했다.

기상청은 장비 공급을 담당한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와의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3년 넘는 기간 동안 법정 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라이다 설치는 5년 넘게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가 공항 이·착륙 시 윈드시어를 만날 경우 추락 가능성이 있어 관제탑에서의 윈드시어 사전 탐지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제주공항의 경우 윈드시어가 2011년 114건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222건으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기존 장비만으로는 위험기상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공항에는 ‘저층바람 시어경보장비’를 지난해 교체해 활용 중이고, 김포공항은 공항 기상관측장비 외에 조종사 보고자료, 인천공항 기상레이더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폭우 등을 감시하는 기상 레이더도 해외 제작사로부터 제대로 보수를 받지 못해 장애율이 크게 늘었다. 기상청은 2014년과 올해 백령도·진도·면봉산의 기상레이더를 신형으로 교체했지만 연간장애율(장애일 수/가동일 수)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교체 전 0.11~0.21% 수준이던 장애율은 교체 후 3.80~6.25%로 집계됐다.

기상청이 맺은 계약서에는 장비 교체 지연에 따른 책임 부과 조항이 없어 항의도 못 하는 실정이다. 기상청은 2019년까지 8대의 기상레이더를 더 교체할 계획이다.

신 의원은 “빈번한 기상 오보와 부실한 지진 대응, 기상장비 논란 등 기상청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국민 신뢰 회복과 기관 안정을 위해서라도 기상청은 조직 재구조화 차원의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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