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이 9.4%로, 역대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전체 실업률도 3.6%로,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같은 달 기준)을 기록했다. 12일 발표된 ‘9월 고용동향’에서 드러난 성적표다. 다른 지수들도 나빠지고 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8월 30만 명대로 올라섰지만, 지난해 메르스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한 달 만에 20만 명대로 고꾸라졌다. ‘사실상 실업자’를 감안한 체감 청년실업률도 9.9%까지 치솟았다. 저성장 탓이 크지만 현재 진행 중인 조선·해운업 구조조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국내 여건은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으니 갑갑할 뿐이다. 청년실업률이 매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판국에 대기업의 ‘채용 절벽’까지 예고돼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210개사 가운데 절반이 신규 채용을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했다.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주역이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닌 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사내유보금이 사상 최대인 대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비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경제 운영의 양대 축인 정부와 국회의 행태를 보면 무턱대고 기업만 나무랄 순 없다. 기업 사기를 꺾는 악습만 골라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말고’식 대기업 수사를 일삼고, 세수를 늘린답시고 중소기업 세무조사를 남발하는 게 정부다. 노동개혁도 국회·노조 탓만 하고 손을 놓고 있다.

대한민국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백척간두 위에 서 있건만 야당은 이번엔 꼭 법인세 인상을 관철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대선용 경제 민주화 카드를 또 끄집어내 기업 옥죄기 법안 발의 경쟁도 벌인다. 이러니 기업이 어떻게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수 있단 말인가. 고용절벽은 기업은 물론 정부와 국회가 합심해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범국가적 난제다. 국회와 정부의 맹성(猛省)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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