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특수효과 시장 5000억원
AR·VR 시장까지 선점할 것”
스타 수출 막히자 기술로 선회
中 콘텐츠기획사 화이브라더스
‘터널’작업사 인수… 합작 기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중 관계가 경색되며 한류 콘텐츠 수출길이 좁아졌다. 양국 교역에서 문화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한류스타와 같이 상징적 인물들이 포진돼 쉽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문화 콘텐츠와 관련된 또 다른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류스타를 앞세운 ‘인물 수출’을 넘어 중국 콘텐츠에 제작진으로 참여하는 ‘기술 수출’이 그것이다. 업계에서는 “스타로 편중됐던 대중(對中) 한류 수출을 다변화하며 위기를 기회로 살려야 할 때” 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주목하는 기술은 특수시각효과(VFX)다. 중국 영화업계는 1, 2편의 큰 성공에 기대 3편이 제작 중인 ‘몽키킹’을 비롯해 ‘적인걸’ ‘미인어’ 등 대규모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요하는 판타지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들의 평균 제작비는 500억 원이 넘는다. 그중 VFX에 투입되는 비용은 100억 원에 육박한다. 웬만한 한국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제작비를 VFX에 쏟아붓는 셈이다.
CG로 구현된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미스터 고’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이끄는 덱스터스튜디오(덱스터)가 업계 리딩 기업이다. 중국에서 개봉된 미스터 고로 역량을 인정받은 덱스터는 지난달 ‘몽키킹3’ 측과 76억 원 규모의 VFX 공급계약을 체결햇다.
또한 ‘귀취등’(108억 원), ‘봉신전기’(61억 원), ‘쿵푸요가’(44억 원) 등도 수주한 데 이어 중국 완다픽처스와 공동 기획한 한·중 합작영화 ‘쿵푸로봇’의 VFX도 담당한다.
배우 김윤석, 주원 등이 속한 화이브라더스 역시 지난달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VFX 전문업체 매드맨포스트를 인수·합병했다. 이 회사는 배우 하정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터널’의 VFX를 담당했으며, ‘명량’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국내 작품과 ‘몽키킹’ ‘적인걸2’ 등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에 참여했다.
화이브라더스는 중국 VFX 시장의 규모가 500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화이브라더스가 직접 제작하거나 투자하는 작품의 VFX를 매드맨포스트에 맡기는 것만으로도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또한 단순 CG 작업을 넘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지승범 화이브라더스 대표는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중심으로 영화와 드라마 제작뿐만 아니라 특수효과 등 각종 콘텐츠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며 한류의 진출 영역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 영화계가 VFX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은 덱스터와 화이브라더스의 움직임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덱스터의 1대 주주는 중국의 완다그룹, 화이브라더스 역시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이 주인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의 유망 VFX 기업들에 투자한다는 것은 향후 중국 시장에서 이 영역의 가치가 커질 것이란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지난 5월 CG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유망 기업 9곳을 뽑아 수억 원의 국비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CG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CG 시장의 잠재력을 본 할리우드는 일찌감치 ‘트랜스포머’ 속편을 만들며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고 현지 촬영을 진행하는 등 중국을 끌어안으려 노력하고 있다.
미래부 측은 “국내 CG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반지의 제왕’ 등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CG 업체인 ‘웨타스튜디오’ 같은 글로벌 강자를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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