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 안성시 삼죽면 하나원 교육관 복도를 걸어가는 탈북민 두 명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고 있다. 탈북민들은 한국 입국 이후 통일부 산하 하나원에서 3개월 동안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다.
12일 경기 안성시 삼죽면 하나원 교육관 복도를 걸어가는 탈북민 두 명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고 있다. 탈북민들은 한국 입국 이후 통일부 산하 하나원에서 3개월 동안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다.

③ 사회의식·경제활동 실태조사

‘北에 있을땐 중간층’ 응답 최다
탈북 뒤 상대적 빈곤감 더 느껴

평균임금, 일반국민 67% 수준
생활 불만족 이유 돈·부적응順


오는 11월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탈북민들은 남한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전반적으로 북한보다 남한에서의 삶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스스로 하층민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한국 사회 융화’ 문제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국내 북한 전문가들과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한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고통을 호소하는 탈북민들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독일은 과거 동서독 통일 이후에 ‘오시(Ossi)와 베시(Wessi)’ 신조어가 생기면서 차별과 대립 논란이 일었지만 한국은 통일 이전부터 이 같은 양상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독인들은 ‘게으르고 불평만 늘어놓는 동독 것들’이란 뜻으로 오시를 사용했고, 반면 동독인들은 ‘거드름 피우며 잘난 척하는 서독 것들’이라며 베시 용어를 썼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탈북민들은 자신들이 중국동포보다 한국에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탈북민을 우리의 일부로 인식하도록 하는 정부의 노력과 이에 맞는 탈북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만 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은 통일 한국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지만 현재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의 일부라는 인식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한 조사에선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 10명 중 6명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층’으로 의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이 2014년 이전에 입국한 만 15세 이상 탈북민 2444명(남성 878명·여성 1566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계층의식 문항에서 61.4%가 하층, 35.8%가 중간층, 1%가 상층이라고 답했다. 북한에 있을 때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해서는 51%가 중간층, 43.1%가 하층, 4.4%가 상층으로 여겼다고 응답했다. 북한에 살 때 상대적 빈곤감을 덜 느꼈던 셈이다. 같은 해 통계청의 조사에서 한국 사회의 일반 국민들은 탈북자들을 중간층 53%, 하층 44.6%, 상층 2.4% 등의 순으로 바라봤다.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 조사에서 탈북민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전년의 147만1000원보다 7만5000원 증가한 154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 조사에서 나타난 일반 국민의 229만7000원보다 75만1000원 낮은 67% 수준에 해당한다. 13세 이상 탈북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5 북한이탈주민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남한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은 63.8%, ‘불만족스럽다’는 대답은 3.5%였다. 불만족 이유(복수 응답)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61.1%), ‘남한사회문화에 적응이 어려워서’(42.4%), ‘각종 편견과 차별 때문에’(30.9%) 등의 순으로 꼽혔다.

노후생활과 관련해 탈북민들의 33.7%는 ‘준비되고 있다’고 밝힌 반면, 65.1%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통계청 조사에서 한국인들의 72.6%가 노후생활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해 당장 현실에 적응해야 하는 탈북민들은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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