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이 솔로 데뷔 20주년을 맞아 콘서트를 연다.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즐기는 그는 이번 공연에선 국카스텐과 협업한 ‘정선 아리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이 솔로 데뷔 20주년을 맞아 콘서트를 연다.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즐기는 그는 이번 공연에선 국카스텐과 협업한 ‘정선 아리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 솔로데뷔 20년 기념 콘서트 갖는 양방언

국카스텐의 하현우와 협업
함께 만든 ‘정선아리랑’ 첫선
전혀 다른 음악 탄생 기대

“음악엔 늘 변화·진화 공존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있어
내리막길 같아도 희열느껴”

평창 동계올림픽 음악감독
도쿄 패럴림픽 다큐작업도


“‘아, 역시 음악 하길 잘했어!’ 하는 그런 순간이 문득 밀려올 때가 있어요. 뮤지션에게는 그게 바로 ‘유토피아’가 아닐까요.”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56)이 음악 인생 30년, 솔로 데뷔 20년을 기념한 콘서트 ‘유토피아’를 오는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최한다. 최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문화일보 본사에서 만난 양방언은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유토피아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동안 ‘에볼루션(진화)’을 내걸고 공연을 해왔기에, 이쯤에서 그 진화의 내용을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6년 일본에서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지난 20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해 온 양방언은 초창기 재일교포 2세 ·의사 출신이라는 배경으로 주목을 받았다. 1999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올해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 정도로 세월이 흘렀건만 여전히 그의 이름 앞에 종종 붙는 수식어다. “의사를 그만두고 음악을 선택한 게 이미 30년 전이에요. 정말 까마득하죠. 과거 이력도, 재일교포라는 사실도 제가 음악을 하는 데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들인데 말이죠. 물론 여전한 관심은 감사한 일입니다.”

후회가 없었을까. 20년 동안 만나는 사람마다 물었을 법한 질문에 그는 진중하고 성의있게 대답했다. “변화와 진화가 있었기에 후회가 없어요. 음악이든 인생이든 오르고 내림이 있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나아지고 있다’라는 믿음과 느낌, 무대에 서 있으면 어느 순간에 찾아오는 희열 덕분이죠. 때론 잠시 내리막길 같아 보여도, 곧 다시 올라야 할 ‘봉우리’가 있는 걸 알기에 늘 ‘음악을 해서 좋다. 즐겁다. 행복하다’라고 생각했어요.”

양방언은 한국에서 1999년 첫 앨범을 냈다. 크로스오버라는 장르가 아직 생소했던 시절이지만, 그는 독특한 이력이 아니라 진정성과 실력,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고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선했으나 친근했고, 신비로웠으나 과하게 앞서가지 않았다. 전통과 현대, 팝과 클래식의 조화 등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이 선보인 음악은 이제 비슷한 다른 음악에 ‘양방언스럽다’는 표현을 붙일 수 있을 만큼 독보적인 세계가 됐다. 그는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동시에 받는 몇 안 되는 크로스오버 뮤지션 중 한 사람이다. 또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곡 작곡, 유네스코 창설 70주년 고은 시인과의 협연, 제주 뮤직 페스티벌 총감독 등 음악을 기반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원동력은 간단하다. 그는 “지금 자신이 어디쯤 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긍정적인 시선을 갖는 게 핵심이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역시 그런 뮤지션들이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며 후배 뮤지션들을 독려했다. 양방언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도 맡았다. 일본에서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방송될 패럴림픽 선수들의 다큐멘터리 음악도 작업 중이다.

이번 공연에선 ‘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으로 활약한 국카스텐의 하현우와 의미심장한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진행한다. 하현우와의 인연은 5년 전 우연히 시작됐다. 양방언은 “본래 록음악을 좋아한다”며 “국카스텐의 음악이 완전히 내 취향이었다”고 웃었다. 그는 국카스텐과 함께 작업한 ‘정선 아리랑’을 이번 콘서트에서 초연한다. “드디어 고대하던 협업을 하게 됐어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음악이 탄생할 거예요. 저도 기대가 크고 반응도 궁금해요.” 11월 4~5일엔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그는 “20년 후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음악을 하고 있을 거라는 건 분명하죠. 목표를 정하면 돌진하는 성격이에요. 음악을 선택했을 때처럼 결단력 있는 태도는 여전할 것 같아요, 하하.” 양방언의 20주년 콘서트는 12월 22일 일본 도쿄(東京)에서도 열린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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