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분야 스테디셀러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의 저자가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출판사에 밝혔다. 그 이유가 참 흥미롭다. ‘한국에서 내 책이 왜 이렇게 많이 팔리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프랑스 심리치료사 크리스텔 프티콜랭이 2010년 프랑스에서 출간한 책은 현지에서 10만 부가량 팔렸는데 한국에서는 출간 2년여 만에 10만 부 넘게 나갔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린 셈이다. 게다가 프랑스에서 저자는 방송에도 출연하는 유명인이지만 한국에선 완전히 생소한 인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저자가 책의 인기를 궁금해할 만하다.
하지만 ‘직장에선 치이고 연애에선 상처받고 오늘도 생각이 너무 많아 삶이 힘든 당신을 위한 심리처방’이라는 책 카피를 보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이 책이 왜 인기인지, 왜 특히 20·30대 젊은 층에 인기인지 짐작할 수 있다. 팍팍한 현실에서 그렇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 저자의 궁금증까지 일으킨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의 인기는 최근 서점가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바로 ‘나 트렌드’이다. 이를 끌어가는 책은 대부분 심리 관련 책들로 1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심리 책 인기의 연장 선상에 있다. 하지만 이전 심리 책들이 경쟁사회에서 성공신화를 향해 달렸지만 결과를 거두지 못한 개인을 위로하는 책이거나 가족·직장·사랑 관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지침서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 심리 책들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집중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단순히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토닥이는 위로가 아니라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 중심을 둔다.
‘나로의 방향 전환’은 2014년 말 나온 역대 최장기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극적으로 드러났다. 책은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신경 쓰지 말고 나에게 집중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어 비슷한 내용, 제목에 ‘나’를 내건 심리 책들이 쏟아졌고 최근엔 ‘자존감’을 다룬 심리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자신을 알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다른 사람과의 관계, 사회적 관계도 잘할 수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그래야 사회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적극적 입장을 취한다. 자존감이 약하면 ‘내가 어떻게 사회를 바꿔’라고 포기하지만, 자존감이 높으면 ‘부조리한 사회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20·30대 젊은 독자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나 트렌드’는 새로운 성찰하는 ‘미 제너레이션(Me Generation)’의 등장이라고 할 만하다. 1970년대 주목받기 시작한 기존의 ‘미 제너레이션’ 이 자신을 내세우고 행동하며, 때로는 자기 몫만 챙기는 자기중심적 세대였다면 새로운 미 제너레이션은 자기분석적이고, 셀카 열풍과 함께 나온 ‘미 미 미 제너레이션(Me Me Me Generation)’과 달리 감상적 나르시시즘과도 거리를 둔다. 답을 쉽게 내놓지 않는 현실에서 스스로 자신에게 돌아가 출발점과 해결점을 찾으려는 절실함이기도 하다. 요즘 우리 사회의 숱한 문제도 이런 자세에서 돌아본다면 대부분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c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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