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발(發) 부동산 과열이 강북·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정부의 어설픈 대응이 오히려 시장 혼란만 키우는 양상이다. 올 들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4% 넘게 올랐다. 전국 평균의 10배에 육박하는 상승률 뒤로 투기성 거래(去來)가 횡행한다. 올해 전매제한이 풀린 강남권 아파트 당첨자의 3분의 1이 계약 1년도 안 돼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팔았다고 한다. 분양권 당첨자 발표일 새벽 ‘야장(夜場)’에서 불법 전매되는 일도 흔하다. 공공연한 투기가 이상 과열을 부추기는데도 정부는 ‘외과수술식 맞춤형 대책’ 운운할 뿐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다.

최근의 급등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8·25 가계부채 대책에 넣은 택지 공급 축소가 수도권 등의 ‘희소성’을 부각시키면서 주택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대책 후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만에 6조 원 더 늘었으니 분명한 정책 오류다. 게다가 집단대출 심사 강화를 주문한 이후 중도금 대출 금리가 지난해 말 2%대 후반에서 현재 4%까지 뛰었다. 청약을 받아 입주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겐 날벼락이다. 이런 참에 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대출을 연말까지 사실상 중단하면서 신혼부부 등 주 고객층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잡아야 할 투기꾼 대신 애꿎은 실수요자에게 메스를 들이댄 형국이다. 한마디로 뒤죽박죽이다.

저금리에 갈 곳 잃은 자금이 단기 고수익을 좇으면서 부동산 시장은 뜨거워졌다. 한국경제가 생산·투자·수출 모두 주저앉은 상황에서 건설투자는 2분기 경제성장에 51.5% 기여했다. 아파트를 지어 성장을 지탱하는 격이지만, 이마저 꺼지면 경제 전반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방 아파트값은 거꾸로 하락 추세다. 정부 고민은 이해하지만, 정책은 타이밍과 정밀한 조합이 생명이다.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전매제한기간 연장, 청약 재당첨 제한 부활 등이 시급하다. 단, 강남권 전체를 완력으로 누르려는 시도는 2006년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답습할 우려가 크다. 조령모개식 땜질이 아니라, 장기적 종합적 견지에서 시장이 신뢰할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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