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 등 2명 수상거부 전력
상 거부해도 노벨상 박탈 안 해
“결국 시상식 참석할 것” 전망도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75·사진)의 수상 거부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위원회가 아직 딜런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음을 시인했기 때문이다. 116년 노벨상 역사상 세 번째 수상 거부가 나올지, 딜런이 수상을 거부하면 노벨상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8일 영국 일간지 더 텔레그래프는 ‘밥 딜런이 노벨상을 거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제목으로 최근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
수상 거부설은 딜런의 석연치 않은 반응에서 비롯했다. 지난 13일 수상자 발표 당일, 딜런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중공연을 하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후로도 6일이 지나도록 수상 소감 인터뷰 하나 없다.
그동안 노벨상을 거부한 사례는 2번이다.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나 정치 탄압 등의 이유로 수상을 거부했다. 프랑스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는 1964년 수상자로 결정됐을 때 “제도권에 의해 규정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거절했다. 그러나 노벨상위원회는 둘 다 역대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망명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1970년 수상자였지만 정부의 탄압을 우려한 나머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망명생활을 하던 1974년에야 뒤늦게 상을 받았다.
따라서 딜런이 설령 상을 거부하더라도 노벨문학상 수상자 명단엔 변화가 없다는 게 노벨상위원회의 입장이다. 사라 다니우스 노벨상위원회 사무총장은 “딜런이 시상식 참석을 원치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상은 여전히 그의 몫이며 시상식은 성대히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인 같은 딜런의 태도로 볼 때, 결국엔 시상식에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딜런은 2000년 오스카 주제가상을 받았을 때 시상식에 참석하는 대신 영상 소감을 보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최고의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받을 때에도 별도의 수상 소감 없이 노래만 불렀다.
거액의 상금도 거부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노벨문학상 상금은 무려 800만 크로나(약 10억2000만 원)다. 사르트르가 노벨상 수상은 거부했으나 나중에 상금은 받아갔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노벨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전 세계의 시선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일 딜런의 페이스북에는 수상 소감 대신 새로 나온 자신의 가사집 ‘더 리릭스’(The Lyrics)를 홍보하는 문구만 올라왔다. 더 리릭스는 11월 1일 미국에서 출간된다. 이미 아마존닷컴에 예약 주문이 밀리며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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