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명상의 근본태도 12가지-下
“심우도에서 소는 우리의 마음, 지혜 혹은 진리를 의미합니다. 소를 찾아 떠난 사람은 소의 발자국을 보고, 소의 엉덩이를 보고, 마침내 소를 보고 소의 등 위에 올라탑니다. 처음에는 소가 요동치는 바람에 떨어질 듯 위태로웠으나, 마침내 소를 길들이고 소의 등 위에 편히 앉아 집으로 돌아옵니다. 심우도가 의미하는 바는, 자기의 잃어버린 참마음을 찾았거나 혹은 참진리를 발견했다 해도 온전히 깨달아 나의 것으로 만들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치유명상의 기본태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온전히 이런 태도가 체화되어 사물을 보고 행동할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로워지려면 많은 노력과 수련이 필요합니다.”
올바른 근본태도가 명상의 시작이요 끝이라는 것이다. 나머지 네 가지는 수련단계가 깊어졌을 때 경험할 수도 있는 신비체험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언한다.
◇초월을 경험하라 = “깊은 차원의 명상 수련을 한 사람은 초월(transcendence)의 신비한 체험을 하는 수가 있습니다. 나는 초월의 신비체험이 절정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단계는 느낌도 깨달음도 초월하여 비움을 극치에 달하게 하고, 단지 절대자와 하나가 되어 그 자리에 머무는 것입니다. 여기서 절대자란 기독교의 하느님이어도 좋고, 우주의 정신이어도 좋습니다. 인간의 내면 깊은 곳은 무한한 어둠의 세계이지만, 그 안에는 강렬한 빛이 있습니다. 절대자와 하나 되는 경험은 일상적인 인간성 너머에서 들려오는 초청의 목소리를 따라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그 깊은 어둠 속에서 발견하는 강렬한 빛인 것입니다. 저의 경험으로 보면, 그 빛은 생명과 사랑의 빛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억지로 생명을 추구하고 억지로 사랑을 실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생명과 사랑의 존재로 바뀌는 것입니다. 명상을 수련하는 사람이라면 꼭 종교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누구나 소망을 거기에 두고 추구해야 하는 경지입니다.”
◇영성을 성장시키라 = “명상을 수련하는 사람 중에도 많은 사람이 건강한 생각, 건강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자주 봅니다. 이것은 바르게 명상 수련을 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명상 수련을 바르게 하면 반드시 영성이 깊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영성이 깊은 사람은 반드시 건강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명상을 수련하다 보면 투시 같은 초자연적인 능력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능력은 귀한 것이긴 하지만 명상의 본질은 아닙니다. 명상의 본질은 영성이 맑고 깊어지는 것입니다. 초자연적인 것만 목적으로 하고 영성에 관심이 없으면 깨달음의 향기가 풍기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까지 해를 끼치기 쉽습니다. 영성의 성장은 의미를 추구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영성을 키우는 사람은 인간에 대한 가치와 의미,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 등을 추구하고, 자연과 절대자와의 관계를 향상시키고, 그 과정에서 절정경험을 합니다. 무릇 명상을 하는 사람은, 명상을 수련하는 사람에게서 풍기는 향기는 영성의 깊이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잘 깨닫고 늘 기억해야 합니다.”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느끼라 = “저는 예전에 운문사 다실(茶室)에서 차를 대접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매료되어 시원한 마음의 상태를 경험했습니다.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있는데, 순간 어떤 기운이 제 온몸을 쓸고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고 동시에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런 후에 이상하게도 마음이 한없이 관대해져서 당시 가졌던 마음속 분노와 아픔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제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던 것입니다. 저는 이와 비슷한 경험을 가끔 합니다.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 바로 명상입니다. 작가 존 버로스는 자연의 신비 안에서 우주 생성 과정을 깨닫고, ‘나는 저 까마득한 근저에 최초의 무(無)를 보았다. 그리고 나도 거기에 있었음을 안다’고 말했습니다. 자연과 교감하는 사람은 자연으로부터 즐거움과 마음의 평화와 관대함도 얻지만, 인간의 근원적인 그리움에 대한 대답도 얻습니다. 이것은 치유를 가져옵니다.”
◇초심을 유지하라 = “사람이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호기심도 많고 진지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됩니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신선함이 사라지고 진부해집니다. 명상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특히 유념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 아침의 이슬은 어제 아침의 이슬과는 다른 새로운 이슬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명상하면 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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