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기술 역량은 되지만
우라늄 연료 등 美용인 필요
日도 개발하겠다 나설 가능성


정부와 새누리당이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곧 퇴역할 미국의 로스앤젤레스(LA)급 핵잠을 임대하는 방식이나 20% 미만 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프랑스 루비급 잠수함을 모델로 개발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한국의 핵잠 확보와 관련해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군사 및 외교 정책도 변수가 되고 있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전일 당정협의에서 새누리당의 요청에 따라 핵잠 확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난제가 산적해 있다. 군 당국은 군사적 측면에서만 보면 핵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추진하기 위해선 따져 볼 대목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당정협의에서 “군사적 효용성이나 기술적 가용성, 주변국 군사 동향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핵잠 원료로 쓰일 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용인이 있어야 한다.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이 농축 우라늄 핵잠 원료 사용을 허용하면 일단 커다란 산을 넘게 된다. 이와 관련, 원자력잠수함사업(362사업) 단장을 지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핵연료의 안정적 확보는 프랑스 루비급 잠수함과 같이 국제시장에서 상용으로 거래되는 20% 미만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술적 가용성 역시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원자력 기술강국으로 소형 원자로를 수출할 정도여서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한반도 주변 4강의 군사정책도 핵잠 확보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핵잠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14척), 러시아(13척), 영국(4척), 프랑스(4척), 중국(5척), 인도(1척) 등 6개국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한국이 핵잠 개발을 추진할 경우 일본도 핵잠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동북아에서 군비지출 확대경쟁도 예상된다. 일본은 1992년 원자력 상선 무쓰 U-235로 8만2000㎞ 항해에 성공했다. 일본은 핵잠 개발정책이 결정되면 2년 내에 핵잠 개발이 가능한 수준이다. 결국 한국이 핵잠을 보유하려면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통해 동북아 안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 국장은 “인도가 러시아에서 임대한 야센급 모델을 기초로 아리한트 핵잠 독자 개발에 성공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도 미국이 퇴역 중인 LA급 핵잠 임대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3000t급 잠수함 독자 개발 사업인 장보고-Ⅲ 3번함을 핵잠 설계로 결정하면 2024년이면 핵잠 국산 개발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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