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1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에서 열린 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낙태, 이민 문제 등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며 상대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다.
11월 8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1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에서 열린 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낙태, 이민 문제 등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며 상대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다.
- 클린턴
“트럼프는 푸틴의 꼭두각시
韓·日 核허용땐 核경쟁 열어
非核동맹 갈기갈기 찢을 것”

- 트럼프
“核개발 하라고 말한적 없다
미국은 공짜로 타국 못지켜
국경에 강력한 장벽 필요”


2016년 미국 대선에 출마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19일 제3차이자 마지막 TV토론에서 대선 결과 승복 문제와 한국·일본의 핵 개발과 동맹 정책을 놓고 격돌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에서 열린 TV토론에서 “대선 결과에 승복하겠는가”라는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의 질문에 “그때 가서 말하겠다”며 패배 시 불복할 수도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클린턴은 이에 대해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끌어내리는 말만 하는데 소름이 끼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클린턴은 이날 동맹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는 한·일에 핵무장을 허용한다고 했는데, 핵 단추에 손가락을 올리기에는 위험한 인물”이라고 공격했고, 트럼프는 “한·일에 핵을 개발하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방어하라고 한 것”이라면서 방위비 분담 인상 입장을 재확인했다. 클린턴은 “한·일에 핵을 허용한다고 한 트럼프는 비핵확산 동맹 체제를 갈기갈기 찢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아시아의 핵 경쟁을 열어놓고 있지만, 미국은 동맹을 통해 평화를 유지해 왔으며 나는 동맹과 함께할 것”이라면서 동맹에 대한 방어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한·일에 핵 개발을 하라고 하지 않았으며, 이건 클린턴의 또 다른 거짓말”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면서 “한국·일본·독일·사우디아라비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왜 부자 나라인데도 방어 비용을 내지 않는가”면서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러시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자, 트럼프는 “나는 푸틴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TPP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클린턴은 TPP를 지지했다”고 선공했고, 클린턴은 “난 지금 TPP를 반대하고 있고 선거 이후에도, 대통령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또 두 후보는 1, 2차 토론에 이어 이번 토론에서도 트럼프의 성추행 논란, 클린턴의 이메일·클린턴재단 의혹 등 상대 후보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여성을 비하하면 자신이 커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고, 트럼프는 “성추행은 완전히 가짜로, 클린턴 캠프가 지어낸 것 같다”고 받아쳤다. 트럼프는 클린턴재단에 대해 “여성을 낮게 대우하는 사우디에서 기부를 받은 범죄 사업”이라고 공격했고, 최근 제기하고 있는 선거 조작 가능성과 관련해 선거 결과를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때 가서 말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와 함께 클린턴과 트럼프는 총기규제·낙태·이민 등 각종 사회 현안에서도 각을 세웠다. 트럼프는 총기휴대를 허용한 “수정헌법 2조는 보호돼야 하며, 전미총기협회(NRA)의 지지를 받은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지만, 클린턴은 “수정헌법 2조를 존중하지만, 매년 3만 명이 총기 사고로 죽는 상황”이라면서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이민 문제에서도 “클린턴은 국경을 개방하려고 한다”(트럼프), “트럼프는 자기 직원들에게도 제대로 된 월급을 주지 않았다”(클린턴)면서 난타전을 벌였다.

대선을 꼭 20일 앞두고 열린 이날 토론회는 폭스뉴스 앵커인 월러스의 진행으로 이민과 복지, 대법원 인사, 경제, 외교, 대통령 자질 등 6개 주제를 놓고 90분간 진행됐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2차 TV토론에 이어 이날도 악수 없이 곧바로 토론을 시작했고 90분간에 걸친 토론이 끝난 뒤에도 서로 악수를 하지 않았다. 흰색 정장을 입은 클린턴은 사회자인 월러스의 질문에 차분한 어조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의 공세가 강화되자 목소리를 높이며 언쟁을 강화했고 중반부터는 강한 표정과 어조로 물러섬 없이 토론에 뛰어들었다. 공화당의 상징색인 붉은색 타이를 매고 나선 트럼프 역시 2차 TV토론에 비해 차분하게 토론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민자 문제 등 자신의 핵심 공약 관련 토론이 시작되자 조금씩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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