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자산 배치 논의” 의미

정찰기 E8 등 투입도 예상
‘즉각 자동개입’ 신설할수도

美본토 수준 방위약속 확인
사드 배치도 지체없이 진행

尹외교 “쿠바 위기와 유사
효과적 군사조치 구축 중요”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물론 한반도 유사시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나 핵추진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전략 자산의 순환 및 상시 배치 방안을 실무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일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은 한·미의 이 같은 대북 위협 억제 정책에 대한 맞대응 성격인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인근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이날 저녁에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간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고위급(차관급) 한·미 외교·국방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신설에 합의하고 미국 본토 방위 수준의 확장 억제 제공을 재확인했다.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가 19일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윤병세(왼쪽) 외교장관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가 19일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윤병세(왼쪽) 외교장관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반도 배치가 예상되는 미국의 전략자산은 우선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등이다. 핵무기를 탑재하는 B-2 스텔스 폭격기나 B-52 전략폭격기 한반도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B-1B나 이지스 구축함은 큰 걸림돌이 없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 대비 차원에서 최신예 오하이오급 핵잠의 동해 배치 가능성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최신예 정찰기 E8 조인트 스타즈 배치도 거론되고 있다. 방식은 순환배치 또는 상시배치 형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번 SCM에서 확장 억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미 방위조약 상 북한의 핵무력 공격 시 미군의 ‘즉각적인’ 자동개입 조항을 삽입하거나 공동성명에 포함시켜 핵우산 신뢰성의 극대화 요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2+2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 입장에서 북핵 미사일 위협은 미국의 쿠바 미사일 위기와 유사하다”며 “SCM에서 우리가 원하는 실무적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효과적인 군사적 조치를 만들어 내는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한국에서 봇물처럼 터지는 전술핵무기 재반입 요구 수용에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미국이 전술핵무기의 주한미군 배치가 여의치 않다면, 미국 핵잠에 장착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탄두 부분에 W-80 전술핵무기를 일부 탑재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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