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동양의… / 임건순 지음 / 서해문집
전쟁론 강의 / 김만수 지음 / 갈무리
하지만 ‘묵자,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사상가’ ‘제자 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등을 낸 젊은 동양철학자 임건순은 ‘손자병법, 동양의 첫 번째 철학’에서 손자병법을 단순한 병법서가 아니라 제자백가 철학자들의 텍스트였던 인문서로 바라본다. 반면 2003년부터 전쟁론 연구에 전념해 2009년 완역본을 내고 이번에 전면 개정판을 다시 출간한 전쟁론 전문가 김만수 대전대 군사연구원 박사는 ‘전쟁론 강의’에서 전쟁론은 전쟁을 하자, 싸우자고 주장하는 책이 아니라 영국·프랑스·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러시아라는 4대 강대국 구도에서 정치적 통일체를 이루지 못한 프로이센의 선택은 무엇인가를 다룬 책으로 풀어냈다. 사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경제적일 뿐 아니라 고도의 뛰어난 정치적 선택이기도 하다. 결국 전쟁과 전쟁 전략을 담아낸 이 두 고전이 말하는 바는 ‘백전불태(百戰不殆)’에 닿아 있는 듯하다. 전쟁의 궁극적 목표는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백전백승’이 아니라 불태, 즉 국가를 위태롭지 않게 하는 것, 바로 국가의 이익이라는 것이다. 군사적 강경론, 군사적 모험주의보다는 신중한 신전론(愼戰論) 쪽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풀어낸 손자병법 강의인 ‘손자병법, 동양의 첫 번째 철학’에서 저자는 동양사상에서 손자의 위치를 서양철학사에서 플라톤이 차지하는 위치에 비교한다. 철학자 화이트 헤드가 말했듯이 “모든 서양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동양철학에서 이 같은 비중을 차지한 사상적 거인은 손자라고 했다. 노자도 손자 사상의 영향을 받아 탄생했고, 공자도 손자만큼 중국인의 현실적·실용주의적 사유와 의식 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손자는 국가라는 단위로서의 조직과 사회, 그 사이의 긴장과 대립 관계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사유하고 이를 통해 전쟁과 국가의 본질을 드러내 보여줬다고 했다. 저자는 손자의 삶, 농경민족의 가치관 등 손자병법의 배후 철학을 살피고 비리부동(非利不動) 비득불용(非得不用) 비위부전(非危不戰), 즉 ‘이익이 없으면 움직이지 마라, 얻을 것이 없으면 군사를 활용하지 마라, 상대 국가가 나에게 명확한 위협이 되지 않는 한 전쟁을 시작하지 마라’ 같은 효율성을 중심에 두고 손자병법을 풀어낸다. 특히 고구려를 건국 초기부터 손자병법을 배워 체화한 나라로 해석해 주요 사례로 등장시키는 것도 흥미롭다.
김만수 박사의 ‘전쟁론 강의’는 제목대로 난해한 전쟁론 독파를 위한 일종의 가이드북이다. 전쟁의 본실, 현실 전쟁과 정치와의 관계를 살피고, 전쟁을 물리적 요소로 보는 데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하는 인간의 정신과 심리를 고려한 전쟁 이론으로 발전시킨 전쟁론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전체 구조를 설명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를 소개한다. 125개 장의 내적 연관성을 밝히고, 전쟁론 전체의 핵심을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 설명하는 등 150여 개 그림과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해설한다.
저자는 ‘전쟁을 정치의 수단’으로 본 클라우제비츠의 입장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것을 마오쩌둥(毛澤東)의 ‘유격대 지구전’으로 봤다. 저자는 전쟁론의 본래 영역은 정치학이고 군사학이기에 정치가와 군인들의 연구 대상이었지만 경영학 분야에서 경영 전략, 마케팅 전략, 리더십 등을 설명하는 데도 많이 활용된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철학이나 역사학 등 많은 영역에서 사람들에게 사고의 지평을 넓혀 주는 고전이라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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