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으로 찾아온 행운, 수줍은 듯 감격한 그녀의 어깨는 떨고 있었지만 주위의 모든 것은 환하게 그녀를 축복하고 있다. 2016년 작.   김영화 화백
2016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으로 찾아온 행운, 수줍은 듯 감격한 그녀의 어깨는 떨고 있었지만 주위의 모든 것은 환하게 그녀를 축복하고 있다. 2016년 작. 김영화 화백
며칠 전 야구 기사가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진욱 감독이 프로야구 kt의 사령탑 제의를 받고 한 호텔 커피숍에서 kt 사장과 단장을 만났답니다. 신기하게도 그가 감독 제의를 수락한 것은 다름 아닌 ‘믹스커피’ 때문이었답니다. kt 사장은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김 감독은 ‘화장실을 갔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kt 사장은 어디서 구했는지 믹스커피 한 잔을 가져와 내밀었답니다. 김 감독이 호텔 커피숍에서 주문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감독은 “사소한 부분까지 챙기는 모습에 놀랍고 감동받았다. ‘이런 분과 함께라면 일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 감독직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주 작고 사소하더라도, 이 작은 동기가 큰 울림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세계적인 배우 고 오드리 헵번이 배우로 발탁된 것도 아주 작은 것 때문이랍니다. ‘촌뜨기’ 오드리 헵번이 오디션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면서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쓰레기통에 넣는 것을 보고 그를 합격시켰답니다. 만약 헵번이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았다면 명배우가 탄생하지 않을 뻔했습니다.

미국 백화점의 선구자로 불렸던 워너 메이커는 손님에게 욕을 해 투서가 날아온 한 직원에게 “자네 어머니가 아프시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에 자네가 실수를 했나 보네. 어머니를 위해서 돈과 휴가를 줄 테니 다녀오게”라는 말을 했답니다. 그 직원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반성했고, 그 뒤 가장 열심히 근무했답니다.

아주 작은 것이 큰 것을 움직입니다. 그런데 골프 라운드는 어떤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라운드하면서 우리는 작은 장점보다는 큰 단점을 말하는 걸 좋아합니다. 우린 라운드를 할 때마다 동반자의 잘못된 점을 더 많이 지적합니다. 우린 그러고 보면 참 흉보기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수도권에 위치한 A 골프장 회장은 파격적인 직원 기용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인사 잘하는 골프장 입구 경비원을 총무과에 채용하고, 10년 넘게 성실하게 근무한 운전기사의 보직을 경기과 진행으로 변경합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누구든 내 앞에서는 잘하려고 한다. 하지만 꾸준하게 잘하기는 어렵다. 평소 내가 안 보이는 곳에서 진짜 직원을 발견한다. 가령 코스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를 그냥 지나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반드시 주워서 버리는 직원이 있다. 담배꽁초처럼 사소한 것을 다루는 모습에서 성실한 직원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빵일지라도 가운데부터 먹을 수는 없습니다. 아주 작지만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고 또 그것을 기억해 주는 사람에게 우리의 마음은 기울기 마련입니다. 앞으로는 아주 사소한 것을 기억하는 골퍼가 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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