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순실게이트 진상 규명 회의에 참석한 추미애(가운데)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최순실 씨 의혹 관련 자료 영상을 보고 있다.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순실게이트 진상 규명 회의에 참석한 추미애(가운데)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최순실 씨 의혹 관련 자료 영상을 보고 있다.

- 관계자 줄소환… 수사 본격화

朴 ‘가이드라인 제시’ 논란속
‘대기업 수백억 조성’ 경위 등
설립특혜 배후 규명 ‘불투명’

崔, 재단에 측근 등 대거 투입
재단기금 사적유용 의혹 받아
업무방해·횡령·배임 등 혐의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한 조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결국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재단 기금을 유용하고 전횡을 휘두르는 등 사유화한 ‘개인 비리’ 쪽으로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 대통령이 20일 재단 설립과 관련된 의혹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내린 만큼 관련 수사도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재단이 800억 원대(미르 486억 원·K스포츠 288억 원) 자금을 조성한 과정부터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최 씨가 전횡을 휘두르는 과정에서 또 다른 배후는 없었는지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관계자 2명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21일 오전 정동구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미르재단 관계자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이르면 이번 주말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실무자들도 소환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정상적이라면 검찰은 이들을 통해 재단 설립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기금 조성 과정에서 청와대의 압박 등 외부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조사해야 하지만 박 대통령부터 나서서 두 재단 설립이 사실상 ‘청와대의 뜻’임을 밝힌 상황에서 재단 설립 과정에 대한 수사는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그 대신 검찰은 최 씨의 개인 비리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등 여권도 최 씨의 개인 비리에 대해서는 비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 씨의 개인 비리는 크게 두 갈래다. 우선 두 재단에 최 씨의 측근을 대거 투입하는 등 사실상 사유화했다는 의혹이다. 업무방해 등의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올해 2월 K스포츠재단의 2대 이사장에 오른 정동춘 씨는 최 씨가 5년간 단골로 드나들었던 운동기능회복센터(CRC·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 출신이다. 미르재단 설립 및 운영에는 최 씨와 가까운 관계인 차은택 감독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 씨가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만들어 이를 통해 재단의 기금을 유용하려 한 부분도 수사 대상이다. 최 씨와 그의 딸 정유라(20) 씨가 지분을 소유한 독일 기업 ‘비덱(Widec)’은 K스포츠재단이 추진한 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 관련 80억 원 투자 사업 주관사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한국과 독일에 만든 ‘더블루K’라는 회사는 재단 자금이 최 씨에게 흘러가는 통로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스포츠재단이 더블루K에 일감을 몰아주고, 여기서 받은 돈을 독일의 ‘The Blue K’로 보낸 뒤 이를 현지의 비덱으로 자금 세탁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횡령·배임에 조세포탈,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가 줄줄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민병기·이후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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