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내년 10월 제주도에서 총상금 925만 달러(약 105억 원)를 걸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CJ컵@나인브릿지(이하 CJ컵)’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2026년까지 10년간 열린다. CJ컵은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연간 300억 원 안팎, 10년간 개최 비용을 따진다면 최소 3000억 원이상 소요된다.
그룹 최고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오래 전부터 유치 전담팀을 꾸린 CJ그룹은 PGA투어 유치에 성공했지만, 취지와는 달리 거액을 돈을 쓰고도 ‘봉’ 노릇만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CJ는 2011년 총상금 610만 달러로 출발한 CIMB클래식을 유치전에 나섰지만 진척이 없었고 통상 3∼5년의 계약을 10년으로 늘리고 상금을 처음 제시했던 것보다 50% 이상 증가한 뒤에야 겨우 유치를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CJ컵 기간이 ‘가을 시즌’이어서 톱 랭커 없이 치러질 공산도 크다. 톱 랭커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거액의 초청료를 받는 ‘옵션 시즌’이기 때문이다.
CJ는 이번 대회 유치를 통해 국내 남자 골퍼들에게 ‘빅리그’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남자골프의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국내 선수 출전 쿼터는 매듭짓지 못했다. 국내 선수 10명이 출전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얼버무렸을 뿐, 확정하지 못했다. 이는 국내 선수 12명, 스폰서 초청 7명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과는 대조적이다.
CJ그룹의 교섭 능력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CJ컵 경비로 국내 대회를 배로 늘린다면 실질적으로 국내 남자골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올해 13개 대회에 전체 상금규모 95억 원이다. 단 4일간 열리는 CJ컵 1개 대회에도 미치지 못한다.
CJ컵은 아직 개최 장소를 확정하지 못해 의문점을 남겼다. CJ는 제주 나인브릿지나 여주 해슬리나인브릿지 중 한 곳을 원하지만, PGA투어 코스세팅 기준으로 볼 때 두 곳은 ‘파70’ 수준을 장담키도 어렵다. 그리고 1만 명 가까운 갤러리를 수용해야 한다. 따라서 PGA투어가 ‘제3의 장소’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