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비서실장 ‘무능’ 도마에

행정관이 崔씨 심부름꾼 노릇
허드렛일하고 수행비서 역할


박근혜 대통령의 25일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그동안 청와대 참모진이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대통령을 보좌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면서 ‘최 씨와 거리를 멀리해야 한다’고 직언에 나서야 하지만 제대로 충언을 고하지 않은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최 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사전 유출한 것과 관련해 “언론 보도를 보니 대부분은 (법 위반이) 아니라는 분석이 많았다”면서 해명에 급급했다. 그는 “유출 부분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포함될 부분도 있으니까 검찰 수사를 보도록 하자”고 답했다.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씨가 국정 전반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민의 탄핵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대통령 엄호에 주력하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무책임한 해명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최 씨의 연설문 사전 열람과 관련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언했던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의 무능함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실상 최 씨의 국정농단을 사전에 감시·견제하지 못하고 파문 확산에 정치적 책임이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이 실장이 오히려 눈치를 보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우 수석에 대한 국회의 국감 출석 요구에 ‘세상이 달라졌다’며 눈치를 봤고, 마지못해 우 수석에게 직접 전화를 해 국감 참여 의사를 묻기도 했다.

청와대 행정관들은 최 씨의 심부름꾼 노릇을 하며 전형적인 ‘간신’의 모습도 보였다. 일부 언론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근접 경호를 담당했던 이영선 행정관은 최 씨를 따라다니며 거의 대통령처럼 모신다. 지난 2014년 11월 3일 이 행정관은 어디선가 전화가 오자 전화기를 셔츠에 닦아 최 씨에게 건넸다. 이 행정관은 음료수 박스를 열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고 최 씨의 지시에 따라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윤전추 행정관도 같은 달 24일 찍힌 영상을 보면 최 씨의 발언에 따라 서류를 보여주거나 메모를 하고 옷들을 보여주는 등 최 씨의 수행 비서 같은 역할을 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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