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엔 “美와 군사동맹이 유일”
하루만에 ‘거리두기 행보’ 당혹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적 모험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말 뒤집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친중국 행보 속에도 “미국 이외에 군사동맹은 없다”고 말했던 그는 이번엔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 협정 재검토 입장을 드러냈다.
26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일본행 출국에 앞서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필리핀 주둔 협정에 대해 “잊어달라”고 말했다. 지난 1992년 필리핀에서 주둔군을 철수시켰던 미국은 남중국해 긴장 고조로 인해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전인 2014년 4월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필리핀과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체결하고 미군 재주둔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미군 재주둔과 관련, “이 땅(필리핀)에서 필리핀 군인을 제외하고 어떤 군대도 더는 보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EDCA 재검토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또 미국이 필리핀을 ‘목줄을 맨 개’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방일에 앞서 25일 보도된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유일하며 중국과 군사동맹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또다시 EDCA 재검토를 언급하며 미국과의 거리 두기를 재연한 셈이다.
따라서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 일본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또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필리핀의 시험대”라며 “아시아 내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인 일본은 미국과 필리핀 관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 방문 중 언급한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발언의 진의 파악을 위해 미국이 지난 24일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결별 선언은 마약과의 전쟁을 비판하는 미국에 ‘말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필리핀 정부와는 상관없는 개인적 인식”이라고 해명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하루만에 ‘거리두기 행보’ 당혹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적 모험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말 뒤집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친중국 행보 속에도 “미국 이외에 군사동맹은 없다”고 말했던 그는 이번엔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 협정 재검토 입장을 드러냈다.
26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일본행 출국에 앞서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필리핀 주둔 협정에 대해 “잊어달라”고 말했다. 지난 1992년 필리핀에서 주둔군을 철수시켰던 미국은 남중국해 긴장 고조로 인해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전인 2014년 4월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필리핀과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체결하고 미군 재주둔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미군 재주둔과 관련, “이 땅(필리핀)에서 필리핀 군인을 제외하고 어떤 군대도 더는 보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EDCA 재검토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또 미국이 필리핀을 ‘목줄을 맨 개’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방일에 앞서 25일 보도된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유일하며 중국과 군사동맹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또다시 EDCA 재검토를 언급하며 미국과의 거리 두기를 재연한 셈이다.
따라서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 일본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또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필리핀의 시험대”라며 “아시아 내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인 일본은 미국과 필리핀 관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 방문 중 언급한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발언의 진의 파악을 위해 미국이 지난 24일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결별 선언은 마약과의 전쟁을 비판하는 미국에 ‘말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필리핀 정부와는 상관없는 개인적 인식”이라고 해명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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