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떨구면서 자리에 앉고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떨구면서 자리에 앉고있다. 뉴시스
“총리에 권한 이임하고 外治만”

“수습위해 닉슨처럼 물러나고
정권재창출 위한 밀알 역할을”

“국내정치에서 완전히 손 떼고
진상조사委 꾸려 진실 밝혀야”

“국정공백 최악 사태는 막아야
참모·책임자 엄단으로 수습”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60) 씨의 ‘국정농단’ 논란을 지켜보면서 보수 진영은 더 큰 충격과 분노, 허탈감을 표하며 신속한 해결을 주문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킨다는 자부심으로 진보·좌파 진영과 ‘이념 전쟁’까지 펼쳐 왔는데, 아무런 직책도 없는 ‘민간인’ 최 씨가 국가기밀을 사전에 입수하고 정부인사에까지 전횡을 휘두른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자유·보수진영은 당혹감과 배신감에 빠진 모습이다.

보수 성향의 주요 인사와 학계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 결단을 내려 보수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밀알’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정운영 권한을 총리실에 대폭 위임하고 외교·국방 등 외치에만 전념해야 한다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서둘러 책임자를 처벌하고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 등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에 대해 크게 세 갈래의 해법을 제시했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소통본부 산하 서민민생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의 김순환 대표는 “이미 썩은 물에서 청와대 참모들을 교체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며 “사과나 특별검사 도입으로 끝날 게 아니라, 박 대통령도 국가를 지키기 위해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하야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대선 때부터 박 대통령을 지지하며 희망을 갖고 살아왔던 사람으로서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충격이 크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헌법상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대통령이 물러나기는 어려운 만큼, 박 대통령이 권한 조정을 통해 국정운영의 틀을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희원 동국대 법과대학장은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동력을 총리실로 옮겨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자신은 외치에만 전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미국식 국가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특검 이상의 수준으로 최 씨와 청와대 참모들의 책임과 잘못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무총장도 “내치 권한을 총리에게 대폭 위임하는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이 빠른 사과에만 그칠 게 아니라 측근 관리 부실 책임을 지고 이번 주 안에라도 ‘라인 정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박 대통령의 임기가 많이 남은 상황에서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하야’보다는 ‘책임자 엄단’으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박 대통령을 하야시키자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만큼, 일단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 국정농단 책임자와 바른말을 못한 보좌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선에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원장은 “대통령 임기가 많이 남은 상황에서 국정 공백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통령에게 ‘안 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청와대 참모들은 책임을 크게 통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상황이 엄중하지만 냉정을 되찾고 엄정한 수사로 위법을 밝혀야 한다”며 “이후 사태 관련자는 적법 절차에 따라 처벌하고, 재발방지 대책까지 마련해 현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박효목·김수민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