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의혹 기존 팀 역부족
與野 특검 합의에 ‘고육지책’
기존 형사8부 중심 ‘崔 비리’
특수1부가 문건유출 등 담당
“현직 대통령 수사 전례 없다”
검찰 스스로 한계선 그은 셈
검찰이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과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 의혹 전반을 수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검찰이 전날 새누리당이 특별검사 수용을 결정한 이후 뒤늦게 본부 구성에 나서는 등 여전히 검찰이 청와대를 정면 겨냥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27일 “최 씨 관련 의혹을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며 이 본부장에게 “철저하게 수사해 신속히 진상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고검장급으로, 검찰 내 서열 2위로 분류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특별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수사본부에는 기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 외에 특수1부(부장 이원석)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본부장 산하 수사에 참여하는 검사는 15명 안팎으로 늘어나게 됐다. 형사8부를 중심으로 기존 두 재단 관련 의혹과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특수1부가 청와대 문건 사전 유출 의혹 등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 수사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검찰이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기로 한 것은 정치권이 전날 특별검사 도입을 사실상 합의한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별수사팀이 꾸려졌다고 해서 갑작스레 수사가 본류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다. 법무부나 검찰은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사실상 ‘원천 차단’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대통령은 헌법상 재직 중 형사소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다수설”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 역시 “(대통령에 대해 수사한) 전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 스스로 ‘대통령은 수사하지 않겠다’고 한계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소추를 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법 위반을 해도 수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재직 중에만 기소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임기를 마치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지금 수사를 해 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단체에 의해 관련 의혹이 고발된 지 27일 만에 압수수색을 하고, 이미 언론 인터뷰까지 끝낸 참고인들부터 소환하면서 주요 참고인들을 부르지 않는 등 ‘뒷북 수사’에 대한 지적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의혹 규명의 ‘키맨’인 고영태(40) 더블루K 이사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 대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의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손기은·민병기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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