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70억 더 걷었다가
압수수색 직전 돌려보내
“崔지시로 SK에 80억 요구”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이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총수 사면 문제, 경영권 분쟁 등 약점을 가진 대기업들이 최순실 씨 주도의 미르·K스포츠재단의 주 타깃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선처(?)에 목을 매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정부의 무게가 확실히 실린 것으로 보이는 두 재단의 ‘무리한’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었으며, 실제로 일부 기업은 출연금 요구에 응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검찰의 롯데 수사 착수 직전인 5월 말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후원했다가 열흘 만에 되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등 K스포츠재단 직원 2명은 롯데그룹을 찾아 후원금 명목으로 70억 원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기 하남시에 한류 스포츠 선수들을 육성하고 훈련하는 체육센터를 건립하는 비용을 롯데가 후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70억 원을 계열사 5~6곳 명의로 나눠 K스포츠재단 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롯데그룹은 2015년 10월 설립된 미르재단과 올해 1월 설립된 K스포츠재단에 각각 28억 원, 17억 원 등 총 45억 원의 출연금을 낸 바 있다.
그러나 K스포츠재단은 6월 초 체육센터 용지 확보가 어렵게 됐다며 돈을 돌려보냈다. 롯데그룹과 K스포츠재단 사이에 70억 원이 오간 5월 말~6월 초는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 수색을 하기 직전이었다. 한겨레신문은 이와 관련, 롯데의 70억 원 지원 결정 과정에서 최 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정 사무총장은 앞서 “최순실 지시로 2월 29일 SK그룹을 찾아가 80억 원 투자 유치를 설명했고, 며칠 뒤 안 수석으로부터 ‘SK와의 얘기는 어떻게 됐냐’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30억 원을 출연하겠다’는 역제안을 했고, 최 씨는 이를 보고받은 뒤 “그럼 그냥 받지 않는 것으로 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형제의 잇따른 사법처리로 정부 결정에 유독 민감할 수밖에 없는 SK그룹의 처지를 이용한 행보라는 게 재계의 풀이다.
김승연 회장과 이재현 회장 사면 문제가 걸려 있었던 한화그룹과 CJ그룹 역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각각 25억 원, 13억 원의 출연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와 관련,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압수수색 직전 돌려보내
“崔지시로 SK에 80억 요구”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이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총수 사면 문제, 경영권 분쟁 등 약점을 가진 대기업들이 최순실 씨 주도의 미르·K스포츠재단의 주 타깃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선처(?)에 목을 매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정부의 무게가 확실히 실린 것으로 보이는 두 재단의 ‘무리한’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었으며, 실제로 일부 기업은 출연금 요구에 응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검찰의 롯데 수사 착수 직전인 5월 말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후원했다가 열흘 만에 되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등 K스포츠재단 직원 2명은 롯데그룹을 찾아 후원금 명목으로 70억 원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기 하남시에 한류 스포츠 선수들을 육성하고 훈련하는 체육센터를 건립하는 비용을 롯데가 후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70억 원을 계열사 5~6곳 명의로 나눠 K스포츠재단 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롯데그룹은 2015년 10월 설립된 미르재단과 올해 1월 설립된 K스포츠재단에 각각 28억 원, 17억 원 등 총 45억 원의 출연금을 낸 바 있다.
그러나 K스포츠재단은 6월 초 체육센터 용지 확보가 어렵게 됐다며 돈을 돌려보냈다. 롯데그룹과 K스포츠재단 사이에 70억 원이 오간 5월 말~6월 초는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 수색을 하기 직전이었다. 한겨레신문은 이와 관련, 롯데의 70억 원 지원 결정 과정에서 최 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정 사무총장은 앞서 “최순실 지시로 2월 29일 SK그룹을 찾아가 80억 원 투자 유치를 설명했고, 며칠 뒤 안 수석으로부터 ‘SK와의 얘기는 어떻게 됐냐’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30억 원을 출연하겠다’는 역제안을 했고, 최 씨는 이를 보고받은 뒤 “그럼 그냥 받지 않는 것으로 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형제의 잇따른 사법처리로 정부 결정에 유독 민감할 수밖에 없는 SK그룹의 처지를 이용한 행보라는 게 재계의 풀이다.
김승연 회장과 이재현 회장 사면 문제가 걸려 있었던 한화그룹과 CJ그룹 역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각각 25억 원, 13억 원의 출연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와 관련,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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